PF유동화시장 다시 찬바람...7월 발행액, 전월비 반토막
A증권사는 경기 지식산업센터 PF주선을 맡이 올 초부터 대출 참여기관을 모으고 있지만 아직까지 클로징하지 못했다. 1220억원 중 가까스로 1120억원을 모집했는데 아직 100억원이 부족하다고 이 증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A증권사 관계자는 "PF금융을 공급할만한 대주단 풀(POOL)이 축소되면서 PF딜 한 건 클로징하는데 몇개월이 걸린다"고 토로했다.
B증권사는 지난달 데이터센터PF사업의 브릿지론 딜 종결을 연기했다. 선순위 대주단에 새마을금고가 참여하려 했으나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 등으로 투자심의가 취소돼 참여하지 못했다. B증권사는 한달 추가 여유를 갖고 펀딩 구조를 바꿔 다른 금융사를 모집했다. 다만 브릿지론 취급이 가능한 금융기관이 제한적이고 참여 여력이 있는 저축은행 캐피탈 증권사들이 많지 않아 진통을 겪었다.
새마을금고 사태와 건설사 철근누락 사태, 해외 부동산 부실리스크 부각 등이 겹치면서 PF유동화시장에 한파가 다시 오고 있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에 따른 경색으로 위축됐던 PF론 유동화시장은 정부의 적극적인 금융지원책에 힘입어 3월부터 완정화됐으나 최근 시장 불안 요인이 커지면서 급속히 위축되는 모양새다.
9일 한국신용평가가 국내 신평사 4사가 본 평가로 공시한 건(차환 발행 포함)을 집계한 결과 지난달 PF유동화 발행액은 3조2400억원으로 6월에 비해 47.8% 급감했다. 작년 7월에 비해서도 41.3% 줄었다. 공사비 상승, 고금리, 브릿지론 부실 우려 등 만성적 요인에다 최근에는 부실공사에 따른 신인도 하락, 새마을금고 사태, 금융권 횡령 등이 발생하면서 PF유동화증권 투자 심리를 가라앉히고 있다.
전단채(ABSTB) 금리는 올 들어 안정화된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 들어 신용등급 및 유동화 기초자산에 따라 스프레드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A1등급의 금리는 올해 1분기 하향 안정된 이후 이후 4%초반대를 유지하면서 큰 폭 변화가 없다. 이에 비해 A2 등급 PF전단채 금리는 부동산PF 우려가 불거질 때마다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7~9%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사업진행 현황 및 신용보강 제공자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는 등 변동성이 높다.
대형 건설사가 신용보강 전면에 등장하면서 유동화시장을 이끌고 있다. 신탁사 책임준공 확약상품의 부실이 터지면서 시공사 신용도에 대한 투자심의 허들이 높아졌다고 증권사들은 설명한다. 지난달 신용보강 주체로 보면 시공사가 1조8900억원으로 금융기관(1조1500억원)에 비해 많았다. 현대건설 보증 유동화증권이 4400원, 롯데건설 신용보강 유동화증권이 6800억원 각각 발행됐다.
PF시장 불안요인이 하반기에도 지속되면서 전체 유동화시장 위축과 신용등급 및 자산별 양극화가 이어질 전망이다.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 증가가 큰 저축은행, 캐피탈사의 연말 신용등급 하향 압력도 큰 실정이다. 특히 지난주 경남은행의 PF대출 횡령사고로 금융당국이 전 업권에 PF자금관리 내역 점검을 지시하면서 금융사의 PF사업 참여를 둔화시킬 전망이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새마을 금고 사태 이후 부동산 PF 우려가 재부각되면서 채권투자 심리가 냉각되고 우량등급 등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졌다"면서 "건설업 및 산업별 개별 기업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어 앞으로 1~3년은 지속적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