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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부실채권과 정상화 지원을 위한 펀드 전개 양상

낭만디벨로퍼 김영철
낭만디벨로퍼 김영철
- 11분 걸림 -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7월 "부동산PF 정상화 지원펀드" 업무 협약을 시작으로  PF정상화를 위한 펀드들이 본격 설정돼 운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캠코가 출자하고, 민간 투자를 매칭해 KB, 신한, 이지스, 코람코, 캡스톤 5개 자산운용사가 각각 2000억원을 상회하는 펀드를 설정했습니다. 특히 코람코는 2450억원, 신한은 2350억원, 캡스톤은 2250억원을 각각 설정해 당초 목표액을 웃돌았습니다.

​지난해 10월 신한자산운용이 서울 중구 회원역세권에 위치한 "삼부빌딩"을 매입한 것으로 첫 운용의 포문을 열었습니다. 선순위 채권을 매수해 이를 출자전환해 - 즉, 자기자본을 두텁게 새단장해 10년 장기임대주택으로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음을 밝혔습니다. 역시 이 펀드에 출자한  디벨로퍼 SK디앤디가 개발 전문성을 더할 예정입니다.

이들 펀드들이 출범할 당시 시장에 상당한 회의적 시선이 있었습니다. 우선 1조원이라는 펀드 설정 총액이 너무 과소하다는 점이었습니다. 부동산 PF대출 총액을 고려할 때 1조원 정도의 펀드로 어떤 실효성을 거둘 수 있겠느냐는 시선이었습니다. 이에 대해선 글 후반부에 제 의견을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또 하나는, 단순히 채권을 매입하면 어차피 딜의 특성이 달라지지는 않는다는 것, 즉, 사업성 개선이 없기 때문에 PF나 분양이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었습니다. 펀드 설정 총액은 차치하더라도, 사업성과 관련된 부분은 삼부빌딩 사례와 같이 출자전환 등을 통해 충분히 개선 가능하다는 사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고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업성 제고를 위해선 기존 채권의 재구조화가 불가피한데, 운용사 입장에서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이 기존 채권을 할인해 매입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기존 대주단의 경우 보수적 관행상 이러한 할인 매각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삼부빌딩 이후 채권 매입 사례가 아직 나오지 못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럼에도  배는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 5대 위탁 운용사의 "PF 정상화 지원 펀드" 설정 이후, 당국은 각 금융 업권별로 유사한 구조와 목표의 펀드를 설정할 것을 권유하고 또 드라이브를 걸었습니다. 예를 들어, 여전업계(캐피탈)는 여전업계용 정상화 지원 펀드를, 저축은행은 저축은행용 정상화 지원 펀드를 각각 만들도록 한 것입니다.

​여전업권(여신전문금융업권)은 신한, 하나, KB, 우리금융, IBK, 메리츠, BNK, NH농협, DGB(이상 캐피탈)가 출자해 26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설정하고 운용사로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을 선정했습니다. 이들 캐피탈사들이 1600억원을 출자했고, 재무적 투자자로 1000억원을 모집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6개 사업장을 이미 선정했으며, 1월말까지 투자를 집행할 계획입니다.

​저축은행 업권 또한 우선 330억원 규모의 펀드를 설정했습니다. 운용사는 웰컴자산운용이며, BNK, IBK, KB, NH, OK, 신한, 우리금융, 웰컴, 하나, 한국투자(이상 저축은행)이 출자했습니다.

"웰컴유어NPL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으로 명명된 이 펀드는 1호 사업장을 선정, 집행했으며, 2호 사업장 선정을 앞두고 있다고 합니다.

​새마을금고 관련 펀드도 등장했습니다. 캠코는 2023년 9월부터 운용사 선정 작업을 거쳐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두 곳을 선정했습니다. 캠코와 새마을금고중앙회가 각각 1000억원씩 출자해 두 곳 운용사에 각 1000억원, 총액 2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설정했습니다.

​이 펀드들을 운용하는 핵심을 잘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핵심은 a) 어떤 기준으로 사업장을 선정해 담을 것인가와 b) 매입한 채권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입니다.

​특히 후자와 관련해, 매입한 채권을 그대로 "토지 하자" 상태로 둔 채 PF를 추진한다면, 그것은 시장의 여러 플레이어들이 우려한 바와 같이 아무런 의미 없는 생명 연장에 해당하게 될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시장이 극적으로 회복돼 - 즉 수분양자들의 투자 심리가 되살아나 당초 시행사가 계획한 분양가가 작동 가능해 지거나, 높아진 도급공사비와 금융비용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토지 하자 총액이 그대로인 상태에서 PF가 일어나거나 그보다 더 중요하게는 분양이 되어 사업이 완결될 가능성은 조금도 높아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삼부빌딩의 사례도 마찬가지이지만, 이 펀드들은 철저히 사업 "재구조화"를 전제로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재구조화는 a) 기존 채권단과 협의해 채권의 총액을 줄여내거나, b) 인수한 채권을 우선주 등으로 출자 전환해 사업성을 개선합니다. 이러한 개선은 극적일수도 있고, 제한적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사업 시행주의 고통 분담을 요구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얼마 전, 상기 펀드 중 하나가 선순위 채권을 인수한 사례를 하나 접했습니다. 이 인수 사례는 사업 시행주에 '천운'과도 같은 구조입니다.

​우선 펀드가 브릿지론의 선순위 채권을 인수했습니다. 그러면서 그간 지불하지 못한 이자를 전액 탕감했고, 더불어 펀드가 인수한 채권 이자를 사업 정산 이후까지 유예해줬습니다. 후순위 채권이 소액 존재했으나, 이는 협의를 통해 에쿼티로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보다 놀라운 지점은, 대주가 직접 대출한 금원처럼 보수적이지 않은, 상대적으로 운용이 "유연한" 펀드의 장점을 살려, 이 선순위 대출이 PF시 참여할 대주와 함께 공동 선순위의 지위로 정산기간까지 대주로서 기능하겠다고 한 점입니다.

​그렇게 되면, 시행사는 PF를 일으킬 때 토지하자를 상환할 것을 고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이브리드(혼합형) 토지신탁 등 거의 모든 구도의 PF를 적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토지비만큼의 대출에 대해 이자비용까지 조달하거나 선취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니 PF시 금융비용이 크게 절감되고, 사업성 또한 크게 개선됐습니다.

​실로 청룡의 축복이 있었다고 할 만한 사례입니다. 앞으로 이렇듯, 서로가 상생할 수 있는 재구조화가 활발히 일어나기를 바라 마지 않습니다.

그런데 당초 ​이 펀드가 채권을 매수하려고 할 때, 기존 대주 중 한 담당자가 시행사에 "그렇게 되면 대표님은 모든 것을 빼앗기는 격이 될 것"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정말이지 웃지 못할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이 담당자는 시행사에 그간 여러 으름장을 놓고 "갑질"을 하던 사람이었다고 하니 더욱 씁쓸합니다.

​이 말을 기억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업계 사람이라고, 전문가라고, 대주라고, 여신 담당자라고 모든 것을 아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은 이 업계에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반드시 직접 부딪쳐 봐야만 실체적 진실을 알 수 있습니다.

​시장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만, 저는 올해가 작년보다 불황을 헤쳐나가기는 한층 쉬울 것으로 기대합니다. 시장이 공포의 시기를 지나 불황에 적응했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저는 시장의 힘을 믿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구제 펀드가 더 활발하게 설정돼 시장의 여러 주체들의 고통을 덜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 외에도 최근 여러 좋은 정책들이 발표됐습니다. 별도로 한 번 다루려고 합니다만, LH 매입 약정이 혁신적으로 개선됐습니다. 한시적이기는 합니다만 오피스텔의 주택수 산입 배제도 발표되었습니다.

​완벽한 정책은 없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작은 움직임 자체를 폄훼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심지어 욕설을 내뱉는 분들도 있습니다. 솔직히 말씀 드리자면 저는 하나도 이해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옳은 것인지요. 본인에게 "피해"가 오지도 않는 일을 두고 그저 깎아내리고 욕설을 일삼는 패배주의적인 시선에 저는 한번도 동의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동의하지 않을 것입니다. (모든 것을 "안 된다"라고 할 것이라면, 본인 급여도 받아서는 "안 된다"고 하셔야 되지 않을지요.)

​공무원의 삼무(三無)를 아시는지요. ​제도가 없다, 예산이 없다, 전례가 없다. 이 세 가지면 모든 일을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입니다만,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안 된다, 안 될 것이다, 그 모든 시도는 결국 실패할 것이다. ​글쎄요. 그럴 수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이것 하나는 확실한 것 같습니다.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다울 것입니다.

​누군가는 분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진창 속에서도 기어이 별을 찾습니다. 올해는 작년보다 나을 것입니다. 내년은 올해보다 더 나을 것입니다. 모두 힘 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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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디벨로퍼 김영철

포어모스트자산운용 대표이사. 낭만 디벨로퍼이자 다정한 금융가, 명랑한 스타트업 경영자로 스스로를 정의합니다. 블로그 게시 내용 중 부동산 개발 관련 글을 모아 딜북뉴스 독자분들과 공유합니다. 메신저 서비스인 슬랙(Slack)을 기반으로 부동산 커뮤니티 '레인(Rein)'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메일: eric.youngcheol.kim@gmail.com 커뮤니타: https://join.slack.com/t/reinetwork-hq/shared_invite/zt-285z4g8px-ks6NYuyycyAN14ySN3m0u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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