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거래시장, 셰어딜(Share deal) 활발한 이유
오피스거래시장에서 셰어딜(Share deal) 방식 거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세컨더리(Secondary) 거래로도 불리는 셰어딜이란 부동산펀드를 그대로 둔채 펀드 수익증권(지분)을 매매하는 형태다. 자산운용사가 우량 자산을 지속 보유하고 운영할 수 있는데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양질의 자산을 비교적 비용을 덜 들여 매입할 수 있어 셰어딜 방식이 보편화되고 있다.
국내 셰어딜 방식은 이지스자산운용이나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대형 운용사가 주도하고 있다. 이지스운용 경영진이 에셋딜(Asset deal, 자산 소유권 매각) 거래를 하지 말고 셰어딜 거래를 하라고 강조했다는 말도 업계에서 나온다.
넥슨은 지난 1월 이지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부동산 펀드 '이지스사모부동산펀드 35호'의 수익증권 중 50%를 제3자로부터 1906억원에 취득했다. 이 펀드는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오토웨이타워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펀드는 그대로 둔 채 출자자만 바뀐 셰어딜 거래다.
미 사모펀드 KKR은 지난달 5만7574㎡ 규모 오피스인 남산그린빌딩을 셰어딜 형태로 매입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국민연금 등 투자자의 위임을 받아 관리하던 펀드의 지분을 KKR에 매각한 것이다. 이지스운용 펀드와 출자자 KKR은 앞으로 3~4년동안 대대적 리노베이션을 거쳐 재임대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판교 알파돔시티 내 6-1블록 빌딩(카카오 판교아지트)과 6-2블록(판교테크원)의 셰어딜을 진행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알파돔시티 6-1블록을 담은 미래에셋맵스사모부동산펀드 61호의 수익증권 49.9%에 대해 지난 3월 입찰을 실시한 결과 아직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5곳 미만의 매수 희망업체가 입찰에 참여했지만 행공이 원하는 만큼의 가격을 써내지 않은 것이다. 지분 매각자는 행정공제회(행공) 측은 2차 입찰행으로 가닥을 잡은 바 있다.
6-1블록과 함께 준공돼 네이버와 기타 대기업이 입주한 알파돔시티 6-2블럭도 지분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가 펀드(미래에셋맵스사모부동산펀드 62호)의 수익증권 45.5%를 내놨고 싱가포르투자청(GIC)이 8000억원대 안팎에서 가격을 써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말이 나온다.
최근 셰어딜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투자자들이 애셋딜에 비해 매입가를 낮출 수 있어서다. 고금리와 인플레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부동산펀드와 리츠는 고배당을 위한 투자수익률 확보 압박이 심한 상황이다. 이에 취득세 등의 절세를 통해 매입가를 낮추는 전략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취득가는 순수 매입가에 취득세와 부대비용을 합산해 산정하므로 총 취득가는 매입가보다 6~7% 높은 가격에 결정된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존에 자산이 편입돼 운용하던 펀드를 유치한채 수익자(LP)만 교체하는 방식이 셰어딜"이라면서 "셰어딜은 부동산 취득세를 추가로 납부하지 않기 때문에 매각차익을 에셋딜 대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셰어딜 방식으로 자산을 취득하면 배당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다는 것이다.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이 셰어딜 방식을 점점 선호하고 있는 추세다. 수익권자만 바뀌고 펀드는 유지되기 때문에 자산운용사들이 펀드 관리 및 운용수수료를 계속 확보할 수 있어서다.
부동산은 유동성이 낮은 장기 투자 대상이지만, 펀드 출자자와 운용사 모두 거래 유연성과 유동성을 추구하면서 셰어딜이 앞으로 꾸준히 확산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 과거 셰어딜은 매각하기 어려운 자산의 자본 재편 방법으로 알려졌으나 지금은 운용사가 우량 자산을 지속 보유하고 운영할 수 있는 기회로 점점 인식되고 있다"면서 "여러 장점 덕에 셰어딜의 성장 및 발전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