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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빈운용이 정동빌딩 인수하며 비용을 아낀 방법

원정호기자
- 5분 걸림 -
정동빌딩 전경(사진=이지스자산운용)

글로벌 자산운용사 누빈(Nuveen)이 지난 23일 서울 중구 정동빌딩 잔금을 납부하고 인수를 마무리지었다.  지난 7월 초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지 3개월여 만이다.  연면적 1만1900평(3만9343㎡)의 대형 빌딩을 누빈은 평당 3000만원, 총 3500억원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에서 누빈이 매입 비용을 아끼는 전략을 2개 구사했다는 점에서 오피스업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금리가 여전히 높고 오피스시장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원가를 낮춰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누빈은 우선 건물을 소유한 펀드는 그대로 둔채 지분 전량을 인수하는 셰어딜(Share deal) 방식을 택했다.  또한 우리은행과 전략적 제휴을 미리 맺고 올해 최저 금리 수준인 4.3%의 담보대출을 유치했다.

셰어딜을 통한 똑똑한 거래

누빈이 셰어딜로 100% 펀드 지분을 매입한 것은 취득세 등 세금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컨더리(Secondary) 거래로도 불리는 셰어딜이란 부동산펀드를 그대로 둔채 펀드 수익증권(지분)을 매매하는 형태다.  때문에 기존대로 이지스자산운용의 '이지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 42호가 투자기구'다. 매도자는 보험사 위주의 복수기관으로 알려졌다.

최근 셰어딜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투자자들이 애셋딜(Asset deal, 자산 소유권 매각)에 비해 매입가를 낮출 수 있어서다.  취득세 등의 절세를 통해 매입가를 낮추는 전략의 일환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기존에 자산이 편입돼 운용하던 펀드를 유치한채 수익자(LP)만 교체하는 방식이 셰어딜"이라면서 "셰어딜은 부동산 취득세를 추가로 납부하지 않기 때문에 향후 매각차익을 에셋딜 대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셰어딜 방식으로 자산을 취득하면 배당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는 것이다.  

우량 자산을 펀드로 지속 보유해 운영수수료를 받을 수 있어 자산운용사도 선호한다. 이지스운용 경영진은 에셋딜 거래 대신 셰어딜 거래를 강조하고 있다.

금리 인상기 이후 최저 수준 담보대출 확보

누빈은 또한 1300억원의 오피스담보대출(선순위 단일 트랜치)을 받았는데, 연 4.35% 금리로 유치했다.  지난 2022년 말 레고랜드 사태  이후 최저 수준의 금리다.  최근 리파이낸싱을 추진중인 서울 광화문 트윈트리타워의 담보대출금리 4.5%에 비해서도 0.15%p 낮춘 것이다.

누빈이 받은 이번 대출의 만기는 4년이다. 우리은행이 900억원을 제공하고 캡스톤자산운용의 대출형편드가 4000억원을 댔다.   누빈이 지난 6월 우리은행과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것이 이번 금리 낮추기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누빈은 한국 시장 입지를 다지기 위해 우리은행, 우리자산운용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지난 6월 전략적 제휴 MOU에 따라  우리은행은 누빈과 글로벌 우량 인수금융·인프라·부동산대출 투자 기회 공동 발굴해 글로벌 IB(투자은행)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누빈은 미국교직원퇴직연기금(TIAA)의 글로벌 자산운용 자회사로 125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현재 전 세계 32개국 1300개의 기관과 세계 주요 연기금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약 1조200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 중이다.

정동빌딩은 서울시 중구 정동길 21-15에 소재한다. 지하 5층~지상 20층 건물이다.  김앤장법률사무소, 뉴질랜드·노르웨이·네덜란드 대사관,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교육원 등이 입주기업이다.

지난 6월 우리은행 본점에서 우리은행과 우리자산운용이 글로벌 자산운용사 누빈(Nuveen)과 전략적 제휴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좌측부터)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 기동호 부문장, 누빈 장재호 한국대표, 우리자산운용 최승재 대표가 협약식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우리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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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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