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운용, 해외인프라 세컨더리 딜 클로징...롯데손보 수익증권 매입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국내 운용사로는 드물게 해외 인프라자산의 세컨더리(Secondary) 딜을 클로징하는데 성공했다. 롯데손해보험이 갖고 있던 아부다비 대학캠퍼스 투자펀드의 수익증권을 인수해 새 펀드를 조성한 것이다. 인프라 자산 관련 국내 세컨더리 거래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운용은 지난달 말 800억원 규모의 '미래에셋아부다비PPP세컨더리일반사모특별자산투자신탁1호'를 설정했다. 펀드는 롯데손보가 보유한 해외 인프라펀드 수익증권을 매입해 설정했다. 거래 대상은 KDB인프라자산운용이 설정해 운용중인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소재 대학캠퍼스 PPP(민관협력사업) 3개 자산'을 담은 펀드 수익증권 중 롯데손보 지분이다. 미래에셋 세컨더리 펀드는 KDB인프라 펀드 수익자 중 하나로 들어간다.
롯데손보는 위험자본 투자를 줄이고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이번 수익증권 매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9년 사모펀드(PE) JKL파트너스에 인수된 롯데손보는 매각을 앞두고 수익성 개선을 우선 과제로 삼아 영업과 투자자산을 개편하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이 설정한 세컨더리펀드 수익자(LP)는 국내 한 공제회로 알려졌다. 이번 딜의 자문은 파인스트리트자산운용이 맡았다. 롯데손보는 빠른 거래를 위해 순자산(NAV) 대비 할인해 수익증권을 매각했다.
앞서 하나증권은 지난 2018년 아부다비 소재 대학캠퍼스 자산 지분을 3100억원에 인수해 KDB인프라운용의 펀드에 셀다운했다. 대학캠퍼스 내 기숙사 등의 소셜인프라자산을 정부와 민간이 공동 투자해 장기 운영하는 민간투자(PPP)자산이다.
기관 대 기관이 수익증권을 매각하는 형태의 세컨더리 딜은 국내에 아직 낯설어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는 게 운용업계 설명이다. 해외에서는 지분을 거래하는 세컨더리시장이 성숙했지만 국내에는 아직 초기 단계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국내에 관련 사례가 거의 없는 만큼 이번 딜 경험을 통해 어느 자산이 팔리고, 또 적정 매각 가치가 얼마에 형성되느냐의 기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컨더리시장이 활성화돼 인프라 관련 대출채권이나 펀드 지분 매각이 쉬워지면 금융기관들이 유동성을 확보해 그만큼 추가 투자를 활발히 진행할 수 있다. 자산 포트폴리오 관리도 용이해진다. 최초 취급 기관은 대출채권이나 지분 매각을 통해 리스크를 이전하고 유통시장에서 지분이나 채권을 매입한 기관은 기존에 프로젝트 거래 관계가 없어도 자산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