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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법인은 중대재해의 사각지대인가

이종윤
이종윤
- 6분 걸림 -
고속도로 건설현장(게티이미지뱅크)

지난 2021년 1월  중대산업 재해 및 중대시민 재해 예방을 목적으로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됐다.  관련 처벌을 강화함으로써 중대재해를 줄이고자 도입된 제도다.

우리 사회에서 재해에 대한 안전불감증이 팽배하다. 사업주와 경영 책임자는 사고예방보다 사고발생시 사후처리에 더 집중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예컨대 사고 발생 시 벌점을 적게 받으려고 산재 처리보다 공상 처리(사용자와 근로자가 합의해 사용자가 직접 근로자의 요양 또는 휴업보상 등을 하는 것)를 하는데 더 관심을 둔다.

이에 안전불감증에 대한 대책을 강화한 것이 중대재해처벌법이다. 그럼에도 주변을 살펴보면 기업의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의 중대재해 대책이라고 하는 게 변호사, 노무사를 선임해 사후적으로 대비하는 모습이 많다.

때문에 '귀족법안'이란 비아냥을 듣기도 한다. 빈익빈 부익부로 규모가 큰 회사일수록 돈이 많은 회사일수록, 변호사·노무사를 잘 선임해 사고 수습을 잘하려 애쓴다. 반면 중소기업일수록 언감생신 이런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그런데 문제는 대기업보다 중소 하청업체에서 사고 및 중대재해가 발생할 확률이 더 높다는데 있다.  중소 중견업체는 대응할 능력도 부족하면서 설마 우리 회사에서 사고가 날까하는 안이한 생각을 하는 책임자가 적지않다.

중대재해 처벌법에 따르면 중대 산업재해 사업주와 경영책임자는 사망사고 발생시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또한 중대산업재해의 양벌규정까지 도입해 감독의무를 위반한 법인이나 기관에서 부상 및 질병이 발생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고, 사망자가 발생한 경우 50억원 이하의 벌금형, 부상 및 질병 발생한 경우는 10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민간투자(민자)법인이 설립되면 건설 기간과 운영 기간으로 나눠진다. 건설 기간은 말 그대로 시공중이라 사고의 위험발생 빈도가 높다. 그동안은 민자 사업비에 중대재해에 따른 보상보험의 성격이 큰 “단체 재해보험”의 가입을 고려하지 않았으나 이제는 민자법인에도 단체 재해보험이 필요해진 것이다.

그러나 실상은 산업재해보험(산재보험)에 의무 가입해놓고 정작 단체보험은 상해보험을 가입하는 우를 범하는 경우가 많다. 상해는 재해보다 보상범위가 좁다. 중대재해와 관련해 당국이 중대상해처벌법이라고 하지 않고 중대재해처벌법이라 부르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보장범위가 적은 상해보험을 가입하는 것은 넌센스다. 어떤 곳은 최소한의 상해보험도 가입하지 않고 근재보험(근로자 재해보장 책임보험)만 가입하는 사업장도 있다. 근재보험만 가입하는 경우 피해노동자나 유가족의 피해액만 직접보험금을 지급하는 형태로 실손보상의 개념이다.

단체 재해보험은 근로자 복지와 근로자 가족의 행복한 삶을 위한 보험이다.  그런데도 빡빡한 예산을 핑계로 또는 우리 사업장은 사고가 나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로 근로자 복지와 근로자 가족의 행복 추구권을 묵과하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 글을 빌려 또 하나 강조하고 싶은 게 있다. 단체 재해보험의 가입 여부는 민자법인이 충분히 검토해 자율적으로 결정했으면 한다. 혹여나 주간사가 금융기관이라는 이유로  주간사의 보험계열사나 컨소시엄에 참여한 금융보험사를 통해 가입해야 한다는 논리는 공정 거래를 배치하는 행위이다.  이런 행태가  만연한지도 금융감독원의 철저한 감사가 필요한 대목이다.

통상 건설공사보험이나 운영기간 중 사업과 관련된 보험들은 대출원리금 상환등을 위해 가입하는 보험들이어서  단체 재해보험과 그 성격이 사뭇 다르다.

주간사가 금융기관이더라도 민자법인 근로자의 생존권과 귀중한 안전을 위해선 법인이 자율적으로 가입할 수 있는 선택권을 가져야 한다.   시장 분위기상 명분에 더 치우친 법인 대표여도 상법상 임기가 보장된 전문경영인이다. 전문경영인은 사망사고시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민자법인의 예산이 부족할수록 사고에 대한 대비 및 예방이 철저해야 비용의 누수를 막을 수 있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레로 막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다.

이제는 환경 민자사업에서도 환경 보험을 의무적으로 가입한다.  도로 철도 항만 경전철 등의 정통 민간투자사업도 공적 보험에 추가해 사적 보험인 단체 재해보험을 가입하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하지 않을까 제언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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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윤

이종윤은 HY컨설팅 대표이다. 명지대 경제학과, 동 대학원 경제학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지난 1995년부터 민자업무를 시작했으며 SK건설(현 SK에코플랜트)을 퇴직한 이후 민자사업 관련 자문 및 컨설팅, 시행을 하고 있다. 저서로 '민간투자사업 핸드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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