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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업용 부동산 침체는 경제위기를 불러올까

김갑진
- 9분 걸림 -
미국 뉴욕 오피스거리(게티이미지뱅크)

흔히 경제행위를 활동의 주요 목적물을 기준으로 실물과 화폐로 분류한다면 소비, 고용, 투자, 생산, 수출입 등은 실물 중심의 경제활동입니다.  주식, 채권, 대출 등은 화폐 중심의 활동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실물과 화폐는 물가, 금리, 환율 등 가격지표를 매개로 상호 연계됩니다. 다만, 실물이든 화폐든 경제활동의 궁극적인 목적은 인간의 생존과 관련됩니다. 결국 빵과 돈은 서로의 다른 이름으로 사람의 생존에 필요한 것입니다.

가격지표로서 금리는 화폐가치와 그 화폐로 표시되는 자산의 가치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금리의 변동은 우선 금리를 가격으로 하는 자금수급(금융)에 반영됩니다. 금리로 인한 금융환경의 변화는 실물경제에 반영되는데 이는 금리변동 후 통상 수 분기 정도의 시차를 두고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금리는 일정한 수익을 창출하는 자산의 가치를 결정하는 역할도 합니다. 자산으로부터 창출될 미래수익을 현재가치로 환산하는 기준할인율로서 금리가 활용되기 때문입니다.

미국 연준(Fed)은 2022년 3월부터 2023년 7월까지 0.25%이던 기준금리를 5.5%로 인상했습니다.  금리인상에 따른 실물경제의 부담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상업용부동산(Commercial Real Estate; CRE)문제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높아진 금리로 인해 상업용부동산의 개발비용이 증가하고 자산가치가 하락하면서 수요감소가 동반되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확대된 재택근무는 상업부동산의 수요감소를 가속화 시킵니다.

문제는 고금리로 인한 상업부동산 시장의 침체 그 자체가 아니라 상업부동산의 침체가 혹여 경제전반의 위기로 확대될 가능성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미국발 상업부동산 침체양상을 살펴봅니다.

미국 상업부동산(CRE) 시장의 침체 양상

금리인상에 따른 유동성 축소가 상업부동산 시장의 침체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상업부동산과 관련한 다양한 지표는 악화일로에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전미경제연구소(NBER;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상업 부동산을 둘러싼 자금수급 측면에서 위기의 징후가 뚜렷합니다.

먼저 <그림1>을 보면 최근 미국 상업부동산 가격지수가 2021년 하반기에 기록한 전 고점 대비 약 20% 이상 하락한 수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하락세와 유사합니다.

<그림2>에서 보는 것처럼 상업부동산 중 오피스, 아파트(스튜디오)등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짐을 알 수 있습니다, 상업 부동산의 가격하락과 더불어 수요감소를 대변하는 공실률은 최근 약 13% 수준으로 금융위기 때보다 높은 실정입니다. (자료 코스타그룹, CoStar Group)

미국 상업부동산(CRE) 시장의 부실가능 규모

<표1>을 보면 미국 상업부동산의 대출잔액 대비 자산의 현재가치 수준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이 데이터는 1998년 이후 미국 상업부동산 모기지 대출 35,233건(대출잔액 약 8250억불)을 조사한 것으로 금리인상 후 상업부동산 가치하락으로 대출시점보다 평균적으로 LTV가 상승하였고, 특히 오피스의 경우 약 30%P이상 LTV가 상승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편 전체 상업부동산 대출의 약 14%, 오피스 대출의 45% 정도는 현재 해당 자산의 시장가치가 대출잔액에 미치지 못하는 소위 마이너스 자산(깡통 자산)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미경제연구소의 연구에서는 이 같은 상업부동산 대출의 연체율이 10% 수준에 달할 경우 은행손실액은 약 800억 달러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또 이 연구에서는 이미 미국의 지역중소은행(Regional Bank)을 중심으로 약 2405개의 은행이 보유한 상업부동산 대출잔액(총11.6조 달러 규모)이 해당 자산의 시장가치를 초과한 상태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그림3>은 상업부동산의 연체율이 2%~20%까지 변동할 때 각 연체율 수준별로 부실자산을 보유하게 되는 추가적인 은행의 수와 그 대출규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연체율 10%를 가정할 경우 추가적으로 약 250개의 은행이 부실자산에 노출되며 그 대출규모는 1조달러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림3> 상업부동산 연체율 시나리오에 따라 추가되는 마이너스자산 보유은행의 수 및 대출규모

위기의 막전막후(幕前幕後)

대공황 등 20세기 이후의 경제위기에서 변함없는 위기징후는 ‘수요부족’이었습니다. 사람들은 현재보다 미래에 가난해 질 것 같으면 소비를 줄입니다.

그 미래는 현재 나의 자산이 위축되거나, 소득이 줄어들 때, 일자리가 위협받을 때 시작됩니다. 특히 경제 계층별로 돈이 있어도 소비하지 않는 고소득층보다는 돈이 없어 소비하지 못하는 저소득층의 소비가 훨씬 많이 줄어듭니다.

의식주에 소요되는 절대소비도 소득이 부족할 경우 줄이는 것 외에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즉, 소비성향의 변동성은 소득이 낮을수록 크다는 것입니다. 경제 전체적으로는 이 같은 중산층 이하의 소비급감은 곧잘 침체와 위기로 연결되곤 했습니다. 이는 박리다매의 소비가 특정 몇몇의 대량소비보다 크기 때문입니다.

경제 위기가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면 필히 다양한 전조현상과 그 전조현상을 위기로 강화하는 방아쇠(트리거)가 있기 마련입니다. IMF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모두 침체되는 경기 와중에 대기업의 부도, 금융기관의 부실이라는 트리거가 작동한 바 있습니다.

금리인상에 따른 미국의 상업부동산 침체가 경제위기로 이어질 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보수적으로 예상한다면 대출잔액보다 낮은 자산가치에 노출된 미국은행들이 예금인출(Bank Run)로 파산해 신용경색 국면이 조성된다면 위기발생 가능성이 없지 않을 것입니다.

신용경색 규모와 초기 대처 여하에 따라 만약 신용경색이 미국 국경을 넘는다면 우리 경제에도 파급될 것입니다. 주식시장과 단기외채 등으로 투자된 외국인이 대거 안전자산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며, 이에 따라 달러수요와 미국채수요 증가로 다시금 원화약세가 가속화될 것입니다.

이 경우 우리의 피해는 단지 미국부동산에 몇 조원을 투자해서 보는 손실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일 겁니다. 최근 서울 중심상업지역의 빌딩매물이 늘고 있습니다. 그간 우리가 쌓아올린 부동산 가격에 거품이 끼었다면 미국발 신용 축소에 따른 위기의 전염이 우리를 상당기간 괴롭힐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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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진

보증기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건설경제의 어제와 오늘(우리가 사는 집과 도시)' 저자입니다. 아주대 겸임 교수를 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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