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 내면 매출 얼마나 나올까(1)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가 커피전문점과 관련해 가장 궁금해하는 게 매출이다. 필자도 20년 넘게 커피업계에 종사하면서 '커피전문점을 내면 매출이 얼마나 나올까요'라는 질문을 수도 없이 받았다.
어느 정도 신뢰도 있는 매출 예측이 있어야 임대인이 임대료를 안정적으로 낼 수 있는 테넌트(임차인)를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임차인 역시 예상 매출에 근거한 수익성을 분석해 창업의 적합성을 판단할 수 있다. 예상 매출 산정은 임대차 계약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 것이다.
2000년대 초·중반만 해도 매출 예측은 그냥 감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커피전문점 10만개가 넘어가는 현재, 지난 25년 이상의 관련 데이터와 노하우가 축적돼 분석 방법만 합리적이면 어느 정도 현실성 있게 매출을 예상할 수 있으리라 본다.
커피점 브랜드별로 각사의 자체 상권분석시스템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으나 일반인도 개념만 이해하면 현실적인 매출을 추정할 수 있다. 이에 몇 가지 기준점을 소개하고 궁금증을 풀어보도록 하자.
우선 첫 번째로 매출은 객수(고객수) 곱하기 객단가로 단순하게 추정해볼 수 있다. 여기서 객수는 TC, 즉 티켓 카운트(Ticket Count)를 말하는데 쉽게 말해 주문 건수를 뜻한다. 포스 주문부터 결재까지 평균적으로 1분 30초 정도 소요된다고 가정할 때, 1시간에 40건의 주문 건수가 가능한데 이는 주문자의 숙련도와 메뉴의 특성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다.
주문예시 1의 경우라면 주문에서 결재까지 대략 40초면 충분하다. 주문예시 2의 경우는 주문의 옵션이 여러 가지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고객의 질문과 직원의 답변이 이어지다 보면 시간은 생각보다 많이 지연된다. 특히 외국인이나 어르신 고객이 주문할 때는 속도가 현저하게 떨어진다.
점심피크 시간대 하루 매출의 절반 이상을 달성해야 되는 오피스가에서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매출은 치명타를 입게 된다. 따라서 피크시간의 매출 집중도가 높은 매장은 숙련도가 있는 베테랑 직원을 배정해 빠르게 주문 및 음료가 나갈 수 있게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만약 시간당 평균 TC가 60 건수를 넘어가면 포스를 한 대 더 추가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키오스크나 모바일앱에서 고객이 직접 주문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매장의 추후 운영 방향이나 고객의 주문형태를 고려해 적정하게 시스템을 구현해 시간당 최대한의 객수를 확보하는 게 매출증가의 키포인트이다.
이렇게 객수가 구해지면 그 다음으로 살펴보아야 할 게 객단가이다. 고객 1명이 혼자 와 주문하는 경우도 있고, 8명이 와서 한 번에 주문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평균 내면 TC 한건당의 단가를 구할 수 있는데 브랜드별 객단가는 대략 아래와 같다. (물론 상권에 따라, 메뉴믹스에 따라 예외도 있으나 평균적으로 아래 내용을 기준점으로 참고해 본인이 입점하고자 하는 상권특성에 따라 가감해 적용할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어 하루 200개 고객수를 찍고 그 브랜드의 객단가가 6500원이라고 가정한다면 그 매장의 하루 매출은 130만원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일 객수를 어떻게 예측할 것인가? 과연 200건의 주문 건수가 나올 것인가에 대한 현실적인 근거를 조사해 봐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생각해 봐야 할 포인트가 바로 매장의 규모(평수), 즉 테이블 수이다. 매장의 컨셉이나 내부 모양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대략 아래와 같이 계산해보면 실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즉 내가 계약해야 되는 매장이 70평이라면 좌석수는 70평 × 1.5로 약 105석의 좌석이 나온다. 이 105석을 3으로 나누면 약 35석의 테이블 수가 나오게 되는데, 이 기준보다 좌석수나 테이블 수가 많다면 매장 내 이용 공간이 다소 협소하다고 느낄 것이고 그 이하라면 비교적 여유있는 매장이 되거나 데드 스페이스, 또는 구조가 비효율적인 매장이라고 보면 된다.
만약 내 목표매출이 하루 150만원인데 계약할 매장이 70평이라고 가정해보자. 그리고 운영할 브랜드의 평균 객단가가 ,500원이라고 한다면 대략 하루 230개의 객수(TC)가 필요하다. 테이블 수가 35개인데 230객수가 필요하면 테이블 회전이 하루 평균 6.5번 정도가 나와야 한다. 11시 이전에 1.5회전. 11시~2시 피크 때 2.5회전. 오후 2~6시 1회전. 6시~마감 시간 1.5회전 이런 식으로 나눠서 이게 가능한 상권력과 유동인구가 있는지를 가늠해보면서 접근하면 현실적으로 가능한 매출인지를 예측할 수 있다.
우선 입점하고자 하는 상권의 경쟁점의 시간대별 고객 수와 고객층을 현장에서 깊이 있게 조사해 보면서 냉정하고 현실적인 판단을 내려야 한다. 저녁시간 때 고객 동선이 끊기는 상권인데 하루 6회전 가능하다는 식으로 계산을 하면 곤란하다.
저녁은 일찍 문 닫고 오전 출근고객 위주로 집중하겠다라고 목표를 잡았으면 오전 출근시간 때 테이크아웃으로 한시간 내 객수를 몇 개를 소화할수 있는지, 그시스템이 가능한 장비 구조인지를 먼저 셋팅하고 인테리어를 설계해야 한다.
경쟁점이 잘되니까 나도 무조건 잘되겠지라는 생각으로 매장을 오픈하면 큰 오산이다. 우선 첫 번째로 상권력이 풍부한지, 고객층 역시 충분한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 자칫 잘못하면 매출 카니발. 즉 나눠 먹기가 되어 기존 경쟁점도, 신규로 오픈하는 내 매장도 매출 하락의 늪에 빠져들 수도 있다.
상권력이 풍부한 곳이라면 경쟁점에 비해 입지적 접근의 용이성, 가시성, 주차, 매장 규모, 테이블 수, 브랜드 인지도 등 다양한 변수에 대해 경쟁 우위가 있는지를 고려해 접근해보자.
감각 있게 꾸며놓은 동네의 예쁜 작은 카페. 그 안에서 1인 사장님이 우아하게 내려주는 커피. 필자는 오늘 하루를 이런저런 사색과 책을 몇 장 넘기며 행복하게 마무리한다. 하지만 영수증에 찍힌 TC 30번의 숫자를 보면서 이 카페의 하루 매출이 20만원 내외인 것을 예측했을 때 그 이면에서 느껴지는 점주님의 고단한 삶이 예측되곤 한다.
10만 개의 카페 중 상위 20%만이 임차료 감당이 가능한 구조로 운영됨을 명심하고 해당 점포의 임차료 기준으로 손익 나오는 예상 매출 및 손익구조가 타당한 매장인지를 실질적으로 명확히 조사해 의사결정을 하는 게 필요하다.
다음 기고에서는 일반인들도 데이터를 통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두 번째 매출 예측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