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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코·민간 PF정상화펀드 2.2조 조성하고 10%만 투자...저조한 이유는

원정호기자
- 7분 걸림 -
게티이미지뱅크

PF정상화펀드가 가동된지 6개월이 지났지만 저조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캠코 펀드와 민간 자율펀드를 합쳐 총 2조2000억원이 조성된데 비해 실제 투자액은 2300억원에 그쳤다.

15일 금융당국과 펀드업계에 따르면 부실 또는 부실우려 PF사업장을 재구조화해 정상화하려는 목적으로 지난해 9월부터 PF정상화펀드가 가동되고 있다.  

캠코PF정상화펀드 5개 운용사별 설정액

코람코(2450억원)  캡스톤(2250억원) 이지스(2000억원) 신한(2350억원) KB(2000억원) 등 5개 위탁운용사가 설정한 캠코 PF정상화지원펀드가 1조1050억원이다.

민간 금융사가 자율적으로 조성한 정상화펀드는 9950억원이다.  여기에는 NH금융(1950억원) 하나금융(2000억원) 우리금융(500억원) IBK금융(1500억원) 여전업권(4000억원) 저축은행권(1000억원)이 포함된다.  캠코펀드와 민간 자율펀드를 합쳐 정상화펀드는 총 2조2000억원 규모다.

2조원 넘게 대규모로 설정됐지만 실제 투자된 금액은 2300억원으로 부진하다.  전체의 약 10%에 그친다.  신한자산운용이 캠코PF펀드를 활용해 서울 회현역 인근 삼부빌딩을 1022억원에 인수한 게 그나마 내세울 수 있는 딜이다.   SK디앤디가 지난해 6월 30일 공매를 거쳐 삼부빌딩을 1022억원에 낙찰받았는데 이 가격 그대로 신한정상화펀드에 넘긴 것이다.   다만 이 딜은 펀드 출범 이전에 파이프라인에 있던 프로젝트 건이라 신규 딜은 아니다.

이밖에 여전업권이 공동 조성해 한투리얼에셋운용이 운용하는 정상화펀드가 1100억원 가량 투자했는데 이는 캐피탈사 보유 PF부실대출채권을  할인 거래한 딜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희망 매매가격 차이 크고 대주단 입장도 달라

야심차게 출발한 정상화펀드가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하는 데 대해 관련업계는 크게 2가지 이유로 분석한다.   우선 펀드가 매입을 원하는 가격과 부실사업장 또는 PF채권을 보유한 매도자와의 가격 격차가 크다고 한다.

예를 들어  캠코 PF정상화펀드 운용사 5곳은 지난해 9월 잠재 양수도 PF사업장을 대상으로 제한적 경쟁 입찰을 벌였으나 낙찰된 곳이 하나도 없다. 매도자와의 가격 눈높이가 컸기 때문이다.

통상 매각자 측은 매매 가격의 30∼50%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아 최대한 가격을 높여 부르고 있다.  올해 중 예상되는 금리 인하로 부동산 경기 반등 시 매각가를 지금보다는 높게 받을 수 있다는 기대도 남아있다. 반면 매입 펀드들은 올해 금리 인하가 이뤄진다고 해도 PF 시장에 그 영향이 반영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매매 가격은 더 내려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즉 더 싸게 사야 한다는 논리다.

기존 대주단 내에서 이해 관계가 달라 입장 조율이 쉽지 않은 점도 PF펀드 정상화의 걸림돌로 꼽힌다.  한 대주단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신디케이션 형태로 브릿지론 사업장 대출에 많이 참여했다"면서 "그런데 연체 사업장의 처리를 놓고 저축은행간 충돌이 심해 방향 결정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금융당국 역시 펀드 출범 당시와 달리 투자 집행이 저조한 것을 인식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만나 재구조화 활성화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F부실 사업장 정리가 더뎌질수록 건설업계 자금난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금감원, 경공매 활성화 및 PF사업성 평가 개선 착수

이에 금융감독원은 최근 저축은행중앙회에 경·공매 절차를 구체화하는 내용의 표준규정 개정을 개별 저축은행과 협의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부실 사업장을 경·공매에 넘기겠다고 하면서도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불러 낙찰이 안 되게 하는 방식으로 지연시키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경·공매 절차를 더 구체적으로 만들어 실질적으로 사업장 정리가 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도 "경·공매 활성화 방안을 금감원에 보고하게 될 것"이라며 "경·공매 시 합리적인 가격 설정 방법에 대해 현장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감원은 저축은행을 시작으로 상호금융업권 및 새마을금고와도 경·공매 활성화 방안을 두고 협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사업성 평가 기준 재분류로 경·공매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사업성 평가는 '양호(자산건전성 분류상 정상)-보통(요주의)-악화우려(고정이하)' 등 3단계로 나뉜다. 금감원은 이를 '양호-보통-악화우려-회수의문' 등 4단계로 세분화하는 방식을 논의 중이다.

PF 대출 충당금 최소 적립률은 정상(2%), 요주의(10%), 고정(30%), 회수의문(75%) 등이다. 그간 2금융권들이 '악화우려' 사업장으로 분류해 충당금을 30%만 쌓아왔던 곳들이 대거 '회수의문'으로 강등될 경우 충당금을 75% 수준까지 올려야 한다. 그만큼 경·공매로 넘기는 선택을 더 쉽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이달까지  PF 사업성 평가 기준 개편을 마칠 계획이다.  2분기에는 개편된 기준을 적용해 사업성 평가를 진행하고 6월 말 실적에는 추가 충당금을 반영하도록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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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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