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금공 보증+차입형 신탁' PF자금조달 새 창구로 뜬다
금융권 대출규제 강화로 부동산PF 자금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택금융공사(주금공)의 보증부 대출에다 부동산신탁사의 차입형 토지신탁(개발신탁)을 혼합한 금융구조가 새로운 자금조달 형태로 뜨고 있다.
시행사는 PF금융을 적게 해 이자비용을 줄일 수 있고 시공사는 신탁계정대 약정에 따른 공사비를 선확보해 공사비 미수금 부담을 덜 수 있는게 장점이다.
8일 개발업계에 따르면 금호건설은 지난 2월 900억원 규모 '강원 강릉 회산동 공동주택 공사'를 수주했는데 이 사업은 주금공 보증부 대출과 신탁계정대를 혼합한 금융구조 형태로 사업 자금을 마련했다. 즉, 주금공의 90% 보증서를 기반으로 시중은행 자금을 대출받아 토지비와 일부 사업비를 조달한다.
분양 추이에 따라 공사비 등 사업 자금이 부족할 경우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의 신탁계정대가 투입된다. 르네상스에비뉴가 원 시행사이고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이 차입형 토지신탁사로 참여한다. 이 사업은 1만7461㎡ 부지에 지하 2층~지상 28층, 3개 동 규모의 아파트 329세대를 짓는 프로젝트다.
강원 춘천시 동면 만천리 770-6번지 일대 공동주택 개발사업(춘천 만천 2차 공동주택)도 주금공보증과 신탁계정 혼합 방식으로 550억원의 PF를 조달해 지난달 30일 기표했다. 시행사는 블루키파트너스, 시공사는 금호건설이다. 금융 주관은 IBK투자증권이 맡았다.
금융구조를 보면 주금공의 PF대출금 90% 보증으로 선순위(트랜치A) 550억원을 모으고 하나자산신탁의 차입형신탁이 참여했다. 주금공의 건설자금보증 아래 광주은행과 경남은행이 대출 참여했다. 만약 분양이 예상보다 저조해 공사비가 필요시 하나자산신탁의 신탁계정대가 투입된다.
이 사업은 대지 2만4461㎡(7399평)에 연면적 8만2915㎡(2만5082평) 규모로 지하2층 지상 29층 아파트(금호어울림) 477세대와 상가를 짓는 프로젝트다.
이 같은 혼한형 구조가 뜨는 것은 시행사, 시공사, 신탁사에 여러 장점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시행사는 공사비를 제외한 토지비·필수사업비 등 전체 사업비의 절반 가량만 조달해 금융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분양에 따라 계약금 중도금으로 공사비를 투입받지만 분양금이 부족할 경우 신탁사의 신탁계정대가 투입된다. 시공사 입장에서는 신탁계정대가 스탠바이 형태로 마련돼 공사비를 선확보한 구조라 공사비를 떼일 염려 없이 공사를 수주할 수 있다.
시장 침체로 과거와 같은 '책임준공 확약' 영업이 쉽지 않은 부동산신탁사에는 이 혼합형 금융방식이 새로운 먹거리를 형성하고 있다. 한투부동산신탁 관계자는 "혼합형 방식을 활용해 여러 사업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혼합형 방식을 활용하려면 금융구조의 첫 관문인 주금공의 PF보증 심사를 잘 통과해야 한다. 주금공의 보증은 100%보증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과 달리 90% 부분 보증이어서 HUG에 비해 사업 규모나 건설사의 시공평가 능력에서 탄력적으로 심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