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RA운용 1호 리츠 설립 공식화.. 모회사 삼성생명 소유 빌딩 2곳 매입
삼성SRA자산운용이 리츠 자산관리회사(AMC)를 인가받은지 20개월만에 1호 리츠 설립을 공식화했다. 모회사인 삼성생명이 보유한 서울 중구 순화동 소재 에스원빌딩(네이버지도 사진) 등 2곳을 리츠에 넘기기로 한 것이다.
삼성생명은 지난주 상반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상반기 리츠 상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삼성생명의 자회사인 삼성SRA자산운용은 다음달 중 국토교통부에 삼성리츠(가칭) 설립을 위한 영업 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오피스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할 계획이며 연말 프리(Pre) 기업공개(IPO)를 거쳐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한다.
삼성SRA 리츠의 우선 편입 대상 부동산은 삼성생명의 대치타워와 중구 순화동 에스원빌딩 등 2곳이다. 소유권은 삼성SRA자산운용이 갖되, 삼성생명이 리츠의 지배주주가 되는 간접 소유 방식이다.
삼성생명은 이후에도 상황을 봐가며 수도권 빌딩을 포함해 점차적으로 빌딩을 계속 리츠에 매각할 계획이다. 공정거래법상 한꺼번에 자산을 자회사로 넘기는 것이 껄끄럽기 때문이다.
삼성SRA자산운용은 지난 2020년 12월 리츠 AMC 겸영인가를 받았다. 인가 이후 시장에서 자산을 매입해 리츠를 설립하려 했으나 수익률 확보 측면에서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분기 기준 서울 오피스 공실률은 3.7%로 역대 최저인 반면 오피스빌딩 가격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는 등 계속 오르고 있어서다.
보험사가 그간 부동산에 직접 투자하던 형태에서 벗어나 자산운용 자회사를 통해 운용을 전문화하는 트렌드는 앞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이형구 젠스타메이트 리서치본부장은 " 보험사가 계열 자산운용사의 리츠를 통해 투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모회사는 자산운용 자회사를 통해 투자를 전문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 역시 여의도 한화손보 빌딩을 비롯해 수도권 우량 오피스를 리츠에 편입해 리츠 상장을 준비중이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험사들은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해 자본 여력을 늘리기 위해 위험계수가 높은 자산들을 매각하는 한편 부동산의 유동화 등을 추진 중"이라며 "이는 지난 2001년 저금리와 디플레이션 시기에 진입하며 일본 보험사들의 보유 자산을 편입했던 일본 리츠 시장의 초기 성장기와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보험사들은 오랜 기간 우량 오피스빌딩을 매입하고 보유해 왔기 때문에 보험사가 스폰서인 리츠 설립이 확산될 경우 리츠시장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김상진 한국리츠협회 연구위원은 "국민들이 좋은 부동산 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보험사의 리츠 상장 물결은 리츠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리츠는 부동산펀드에 비해 고정비가 덜 들어가기 때문에 자산 규모를 키우는데 유리하다"면서 "펀드는 또한 만기가 정해진데 비해 리츠는 영속적이어서 부동산 특성하고도 잘 맞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