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금융계, 베테랑 인사 중용...불확실한 시장 정면 돌파
'구관이 명관' 민자 인프라금융업계에 새해 맞이 조직 개편과 인사 이동이 한창이다. 정부의 민자 활성화와 기후 변화 관련 인프라시장 확대는 새해의 기회요인이 되고 있다. 반면 계속되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이 딜 가뭄과 자금난을 악화시키고있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업계의 화두가 되면서 관련 시장을 잘 아는 베테랑을 조직으로 불러들이거나 전문가를 승진 또는 영입하는 식의 인사 진용을 짜고 있다.
30일 인프라금융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전일 김성훈 인프라1실장을 상무(보)로 승진 발령했다. 더불어 김 상무는 본부장으로서 인프라운용본부를 이끌게 된다. 김 상무는 커리어의 대부분을 전통 사회간접 자본(SOC)과 에너지 분야에서 보낸 인프라 전문가로 통한다.
지난 27일에는 양승원 산업은행 PF본부장이 글로벌사업부문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양 부행장은 새해 1월 13일자로 부임해 산업은행 해외사업실, 무역금융실, 자금운용실, 금융공학실, 아시아지역본부, 국외점포를 총괄한다. 공석인 PF본부장은 내년 1월 12일께 정해지는데, 산은 PF본부 내 실장급에서 선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의 경우 투자은행(IB) 베테랑인 이상대 여신심사국 국장이 확대 개편된 프로젝트금융부장을 맡아 새해 복귀한다. 이 국장은 지난 2005년부터 은행 인프라팀에 몸 담았으며 부동산과 인프라 IB업무를 오가며 지난 2016~2020년 인프라금융팀장을 맡기도 했다.
농협은행의 프로젝트금융국은 이번에 독립 부서로 승격됐다. 4팀 체제로 국내 부동산금융과 인프라금융 영업을 총괄하며 사후 관리를 위한 미들오피스도 갖춘다.
교보생명은 지난 9일 정기 인사에서 이상열 국내대체투자사업팀장을 대체투자사업본부장(상무)로 승진 발령했다. 또한 박해운 전 기업금융파트장을 국내대체투자사업팀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대체투자 분야을 잘 아는 인사를 그대로 승진 이동시킨 것이다.
우리금융그룹 계열 대체투자 운용사인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은 지난 28일 신임 대표로 황우곤 쿠도에셋파트너스 대표를 맞아들였다. 황 대표는 은행과 증권, 자산운용 등 국내외 금융기관을 거치면서 30년 가까이 인프라와 부동산금융 등 다양한 대체투자 경험을 쌓았다. 풍부한 프로젝트 수행 노하우를 바탕으로 그는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을 명실공히 글로벌 대체투자 운용사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마스턴투자운용은 1월 중 조인순 삼성자산운용 대체투자1본부장을 인프라부문장으로 영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파인아시아자산운용은 지난 10월 인프라금융본부장에 박규병 전 국민은행 지점장을 스카우트했다. 박 본부장은 국민은행 재직 당시 인프라금융포럼 회장을 지내기도 한 인프라 전문가다.
이 같은 연말 인사 이동을 제외하고 국민은행 신한은행 삼성화재 등 인프라금융업계 주요 인사들이 대부분 유임되는 분위기다. 이처럼 정기 인사에서 기존 업무 전문가를 우대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데는 국내외에 도사린 복합 위기를 극복하고 일정부분 영업 수익도 확보하려면 이 분야을 잘 알고 인적 네트워크도 확보된 숙련 인재가 필요하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더욱이 기후변화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이 인프라 투자와 결합하는 등 갈수록 업무가 복잡해지면서 순환 보직식 인사로 대처하기에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인프라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시장이 어려워지고 있어 우량 딜을 잘 선별해내는 능력이 어느때보다 중요하다"면서 "때문에 오랜 경험과 인적 연결망을 갖춘 인재를 유치하고 대우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