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경색기에 민자사업의 자금조달 해법 3가지(Feat.황우곤 대표)
고금리와 신용경색이 겹치면서 부동산뿐 아니라 민간투자사업도 얼어붙었다. 민자사업 자금조달시장도 돈이 돌고 있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신용 경색을 탈피해 민자사업에 효과적으로 자금을 모을 수 있는 처방은 무엇일까.
황우곤 쿠도에셋파트너스 대표는 19일 "공공부문의 일관된 정책 유지와 역할 강화를 통해 민자시장 플레이어들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상적인 금융시장 작동이 어려운 상황임을 인식하고 정부가 선제적이고 긴급적인 처방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황 대표는 지난 1990년 후반 국내 부동산 인프라 등 대체투자시장이 열리는 초기부터 25년간 투자와 개발 관련 금융자문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그가 제안하는 민자사업의 원활한 펀딩 처방은 3가지다. 공공부문의 민자사업 자본 출자 비중을 늘리고, 재원조달 변화를 반영한 민자 수익률 및 요금 조정 메커니즘을 도입하는 한편 건설기간 중 건설공사비 지수를 반영한 요금을 산정하라는 것이다.
먼저 공공의 건설보조금 중 일부를 건설기간 중 지분 출자 형태로 전환하는 게 해법이다. 보조금을 출자하는 것이므로 공공부문의 자금지원 순증가액은 없다. 이 경우 재무적 투자자(FI)의 출자금을 줄이고 후순위대출 비중을 높여 사업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황 대표는 "최근 출자금 투자자 유치가 가장 어려운데 공공부문의 출자 참여로 해결된다"면서 "공공부문은 배당금 수령을 포기해 민간투자자의 수익률을 높이되, 의사 결정에는 제한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재원조달 여건 변화에 맞춘 수익률·요금조정 메커니즘의 도입이다. 금리인상 등으로 사업성이 악화되면서 민간사업자의 재원조달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사업수익률 인상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는 반면 수익형 민자사업(BTO) 방식 불변 사업수익률은 최근 몇년간 4.5%~5%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업계 요구를 수용해 사업수익률을 인상하면 향후 금리 안정 이후에 수익률을 다시 조정할 수 있는 마땅한 수단이 없다는 게 부담이다.
이에 재원조달 여건 변화를 반영한 탄력적인 수익률·요금조정 메커니즘을 도입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금조달 시장이 악화되면 협약 사업수익률을 인상화되 이후 고금리 지속 때는 수익률을 고정하고, 금리가 인하되면 요금인상을 억제해 사업수익률 인하 효과를 내자는 주장이다.
건설기간 중 건설공사비지수를 반영한 최초 요금 산정이 세번째 해법이다.
최근 건설 공사비의 급격한 상승으로 건설공사비지수 상승률과 소비자 물가지수 상승률 사이에 많은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 건설공사비지수의 급격한 상승 여파로 건설기간 중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을 반영한 현 요금인상 정책이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그 해결 방안으로 건설기간 중에는 건설공사비지수 상승률과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의 평균값을 적용하고, 운영기간 중에는 기존과 동일하게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을 적용하자는 것이다.
황 대표는 "이렇게 물가지수 적용을 바꾸는 대신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요금을 인상하는 방식에서 3년에 1회 누적 물가지수를 적용해 요금을 인상하는 방식으로 변경해야 한다"면서 "매년 요금 인상하는 방안은 기타 공공요금 인상에 비해 잦아 오히려 공공성의 저해 요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매년 요금 인상하는 기존 방식의 경우 실질요금을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하지만 3년에 한번 요금 인상하면 실질요금이 하락했다가 주기적으로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 사업수익률 인하 효과가 있다고 황 대표는 설명했다.
한편 황 대표가 제안한 `고금리 신용경색기의 민자사업 펀딩 처방'은 지난 18일 열린 한국교통정책경제학회의 2022년 추계학술대회에서도 발표됐다. 이날 행사를 후원한 한국교통연구원은 황대표의 민자사업 펀딩 해법을 연구과제로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