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평 "브릿지론, 손실처리가 적절..본PF 전환은 부실이연 방편"
브릿지론은 손실 처리하는 것이 적절하며 본PF 전환은 금융기관이 부실을 이연하기 위한 방편일 뿐이라는 신용평가기관 분석이 나왔다.
한국기업평가는 3일 '대주를 위해 다시 돌아보는 PF 리스크' 리포트를 발표했다. 현 시점에서 PF대주를 위한 단계별 리스크 관리 지표를 다시 제시하고 증권·캐피탈·저축은행 업권별 PF리스크를 비교하기 위해 보고서를 마련했다.
한기평은 "브릿지론이 본 PF 로 전환되면 리스크가 완화된다는 일부의 분석은 충분치 않다"면서 "현 금융기관이 보유한 브릿지론은 대부분 가격 고점에 시행을 시작한 익스포저이므로 브릿지론을 디폴트시켜 가격 하락을 유도하지 않는 한 분양 가격은 높게 책정될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분양가가 높은 현장은 사업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부동산 침체기에 브릿지론을 본 PF로 전환하는 것은 금융기관 등이 부실을 이연하기 위한 방편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기평은 설명했다.
한기평은 이에 브릿지론의 규모와 축소 여부를 신용도에 반영할 예정이다. 한기평 측은 "할인매각, 상각(손실인식)을 통한 축소는 적절하나, 본 PF 전환을 통한 브릿지론 축소는 리스크를 증폭시킨다"면서 "과거 사례를 보면 브릿지론을 금융기관간 교차 매도하면서 본 PF 로 전환해 부실을 이연한 경우도 있었다. 따라서 브릿지론 규모와 함께 금융기관의 본 PF 증가 여부도 함께 검토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실질 브릿지론 규모도 파악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브릿지론을 일반대출, 토지담보대출, 기업여신 등 다양한 방식으로 분류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예를들어 담보물의 유효담보가액(개발감정가)이 대출한도액의 130%를 초과하면 PF가 아닌 일반대출로 분류할 수 있다. 이런 분류는 가격 하락기에 실질적 리스크를 파악하기 어렵게 한다는 게 한기평의 설명이다.
한기평은 "브릿지론의 토지 감정평가금액은 수배에서 수십배까지 부풀려 지는게 일반적"이라며 "금융위기 이후 저축은행 PF 채권 회수율은 3년 누적 0.68% 였다. 따라서 금융당국이나 금융기관의 브릿지론(PF 포함) 분류 방식과 무관한 실질 브릿지론(PF 포함) 규모를 파악해 반영하겠다"고 했다.
한기평은 브릿지론 리스크를 포함해 정부 지원 요소, 준공위험, 입주위험, STV지표( 후순위 투입 대비 가격적정성 지표) 등의 5가지 지표 요인을 바탕으로 증권, 캐피탈, 저축은행 업권을 분석한 결과 PF리스크가 가장 큰 금융업권은 저축은행이라고 분석했다.
저축은행, 자기자본 대비 PF가 가장 크고 브릿지론 비중 과도
자기자본 대비 PF 익스포저 비중이 가장 큰 금융업권은 저축은행이므로 브릿지론을 단기간에 걸쳐 상각 처리할 필요가 있다고 한기평은 조언했다.
자기자본 대비 PF 익스포저 비중은 증권사가 약 31%인 반면 저축은행은 208%에 이른다. 특히 브릿지론 비중이 자기자본의 100%를 웃돈다. 자기자본 대비 브릿지론 비중은 증권사의 10배를 초과하며, 캐피탈사와 비교해도 4배 이상이다.
저축은행이 자기자본 대비 브릿지론 익스포저가 과도한 이유는 증권사 대비 낮은 경쟁력 탓에 고수익 위주의 사업을 벌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기평은 "직접 조달이 사실상 필요없는 증권업과 저축은행 등 다른업권의 조달비용은 경쟁력 면에서 차별된다"면서 "증권사의 대표적 영업방식인 ‘우발채무’는 장부에 적극적으로 반영되지 않아 신용도 측면에서 유리한 반면 조달비용 경쟁력 측면에서 열위한 저축은행은 ‘본 PF’에 비해 고위험 자산이나 수수료 및 이자 수익이 양호한 브릿지론 중심의 영업을 펼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