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도 PF사업장 지원동참...대전 도안지구 브릿지론 장기대출로 전환
건설사와 협약이 아닌 PF사업장 단위 지원
KB금융, 메리츠금융, 한국투자증권 등 민간 자율 주도의 PF사업 재구조화가 잇따르는 가운데 하나금융도 단기 차환에 어려움을 겪던 대전 도안지구(2-2지구) PF사업장의 장기대출 지원에 나섰다. 하나금융표 지원은 건설사와 협약이 아닌 사업장 단위 버전인 점이 다른 금융사와 구별되는 행보다.
14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시행사인 유토개발2차가 진행하는 대전 도안2-2지구 도시개발사업에 1년 만기 4600억원의 브릿지론을 최근 주선했다. 하나은행이 3500억원을 지난달 9일 지원한 데 이어 하나증권이 1100억원을 추가 주관해 지난 8일 대출 실행을 완료했다.
1100억원 가운데 980억원은 하나카드 단위신협 등 30개 대주단의 직접 대출로, 120억원은 하나증권 보증 유동화증권(ABSTB)으로 각각 구성됐다.
이에 따라 대전 도안 2-2지구는 시공사인 대우건설 연대 채무로 기존 3개월마다 차환되던 유동화증권 굴레에서 벗어났다. 대우건설 보증 채무 없이 내년 2월 만기인 1년짜리 장기의 안정적 대출금으로 연장된 것이다.
이로써 시행사는 단기 차환 불안을 해소하고 인허가를 진행할 시간을 벌게 됐다. 인허가를 거쳐 본PF를 전환해 내년 4월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공사인 대우건설도 대규모 브릿지론(미착공) 사업장에 대한 자사 우발채무의 짐을 덜게 됐다. 대우건설의 PF 우발채무 규모는 종전 9649억원에서 5000억원대로 줄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토지 감정과 사업성 평가 등 여러 평가를 거쳐 우량 사업장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건설사 보증 ABCP(자산담보부 기업어음)를 1년 만기의 장기 대출로 전환해줬다"고 말했다. 도안2-2지구는 대전 유성구 학하동 85번지 일대에 지하 2층~지상 35층, 51개동, 5844가구 규모 공동주택을 짓는 사업이다.
이번 사례를 계기로 하나금융은 우량 사업장을 추가 발굴해 사업 재구조화를 거쳐 PF시장 안정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의 PF사업장 단위별 지원은 건설사들과 협약해 유동화를 지원하는 메리츠금융 및 한국투자증권과 다르다. 메리츠금융은 롯데건설과, 한국투자증권은 태영건설과 각각 협약을 맺고 협약 건설사 PF사업장의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한편 KB금융 역시 5000억원 규모의 부채담보부증권(CDO) 발행을 통해 PF사업장 유동성을 지원한다. CDO는 금융사 대출채권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유동화) 파생상품으로, 이번 CDO 발행에는 KB국민은행, KB증권, KB손해보험, KB캐피탈, KB저축은행 등이 투자자로 참여한다. 조성된 자금은 신용등급 A이상의 대형건설사가 시공사로 참여한 사업장의 3∼6개월 만기 단기 브릿지론을 1년 만기의 시장금리 수준 브릿지대출로 차환하는데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