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개발현장 중단..시행사·신탁사가 챙겨야 할 사항은?
지난주 부동산 개발사업을 하는 지인이 방문했습니다. 아는 디벨로퍼들 중 부동산개발 철학이 올곧은 분 중 하나입니다. 사무실에 찾아 와 다음과 같은 고민을 털어놨습니다.
"부동산 개발사업 2개를 진행하고 있는데, 2곳 모두 같은 시공사가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이 건설사가 기업 회생을 신청했습니다. 디폴트(EOD) 사유가 돼 현장이 섰습니다.“
대화를 나누다 보니, 시행사가 지급한 기성금액에 비해 실제로 건설사가 수행한 공사 진척 상황이 덜 진행됐음을 알게 됐습니다. 과다 기성(과기성)이 나간 것입니다.
이들 2개 사업장은 책임준공 확약형 관리신탁(책준관토)으로 짜여 있는 사업장입니다. 시행사가 맺은 공사도급계약서와 신탁계약서 등의 계약 내용을 검토하다 보니 과기성에 대한 책임 소재를 따져봐야 할 사항이 많았습니다.
만약 과기성이 건설사에 지급됐다면, 기존 건설사와 중도 타절(공사중단)한 후에도 잔여 공사를 위한 공사비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과기성 문제를 놓고 다툼이 발생할 여지가 많아 보였습니다. 시공사로부터 적기에 받아야 할 서류 등에 관한 관리 업무가 계약서상 누구의 책임인지, 누구의 업무 소홀인지, 그에 따른 손해 발생에 대한 부담 등에 관한 문제들입니다.
건설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공사비 클레임과, 건설사의 부실·부도로 시공사 교체 건이 늘 수 있는 상황입니다. 통상 민간 부동산개발사업은 평당 공사비를 견적 받아 흥정(네고)한 후 도급계약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시행사가 건설사와 도급 계약을 맺고 난 다음 건설사가 착공계를 제출할 때, 또는 기성금을 청구할 때 시행사는 다음의 서류를 꼭 챙겨야 합니다.
착공 시부터 준공 시까지 공정률이 매달 표기된 공정표를 받아야 합니다(일명 보할 공정표라 부릅니다).
이 공정표는 건설사의 대표 서명이 있어야 합니다. 아니면 건설사 대표로부터 서면 현장대리인계를 제출한 현장 대리인의 서명도 가능합니다.
공사 기성 산정을 위한 공사비 내역서를 받아야 합니다. 이후 이 기성 산정용 공사비 내역서를 기준으로 월별 기성을 산정해야 합니다. 이 때 체크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시공사가 토공과 골조 공사의 기성을 많이 받을 목적으로 공사 단가를 높이는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단가를 높이는 방식으로 기성이 지급된다면 과기성이 발생할 수 있으니까요.
시행사와 신탁사는 시공사로부터 기성을 청구 받을 때는 다음 서류들을 서로 체크(크로스 체크)해야 합니다. ✅ 착공시 제출한 예정공정률(보할 공정)과 실적 공정률 차이의 분석 ✅누계 기성액 내역서의 수량과 주요 자재 수불부 수량의 일치 여부 점검,✅ 외주비 누계 지불 현황, ✅품질 검사 실적 대장과 주요 자재 수불부 수량의 일치 여부 점검 ✅하도급 직불대장 등입니다.
정리하면, 공사기성 수량 대비 현장 반입 및 시공된 수량이 일치하는지와 하도급 대금이 제대로 지급되는지 등을 점검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시행사 또는 신탁사로부터 설계변경 승인이 되기 전에 시공된 내용이 있는지도 점검해야 합니다. CM(건설사업관리) 또는 감리자로부터 오시공(잘못된 시공) 등의 부적합 사례가 있는지도 관련 보고서를 점검해야 합니다.
시장 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가급적 문서 수·발신을 제대로 하는 기본도 지켜야 합니다. 이런 꼼꼼함이 공사 완공까지 시행사, 신탁사, 시공사 모두를 위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