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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는 '도시정비사업 수익성과 리스크 버퍼'를 어떻게 평가할까

이지은
이지은
- 6분 걸림 -
건설이 진행 중인 재건축 단지 자료사진. (출처: 현대건설 보도자료)

재개발 재건축과 같은 도시정비사업, 이를 줄여 '도정사업'이라고 합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시정비법)'에 따라 진행되는 개발사업이어서 이렇게 부르죠.

적은 대지 지분(소액주주 개념으로)을 갖고 있지만, 엄연한 토지주인 조합원들이 "총회"라는 의결기구를 거쳐 조합장, 상주 임원, 감사, 대의원을 선정합니다.  집행부와 일반 조합원으로 구성된 "조합"법인이 시행 주체로 나서 길고 긴 정비사업을 이끌어 갑니다.

정비사업조합이라는 시행사는 사업이 끝나면 청산해 해산되는 1회성 법인입니다. 시공사 입장에서 입찰하는 모든 프로젝트의 발주처(조합)가 다르고, 모든 발주처는  해당 사업을 처음하는 신생 시행사인 거죠. 때문에 정비사업에서는 건설사가 발주처에 대해 네트워크 관리를 통해 “연속 사업”이나, “연계 수주”, “패키지 딜”  개념을 찾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도시정비사업 절차와 참여자

시공권 확보(수주) 단계의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조합원 투표에 따라 시공사가 결정되기 때문에 사업 초기 단계에 “대선선거 캠프” 수준급의 홍보 전문가들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일반 분양자(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고, 분양계약을 체결하면, 그때 부터는 (시공사 입장에서) 엑시트가 불가능합니다.  PF협약조건에 "책임준공" 조건이 담겨 있어서 그렇지만 "분양계약서"에 "입주 지정일"이 명시돼 있어 정해진 기간 내 공사를 끝내고 수분양자들이 입주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도정사업은 "조합설립 시점부터 준공·입주시점"까지 최소 10년은 바라봐야 하는 긴 호흡의 사업입니다. 마일스톤(중요한 결절점)마다 "조합 총회"라는 의사결정기구의 동의를 거쳐야만 진행됩니다.  마일스톤은  "조합설립 총회", "시공사 선정총회", "사업시행 인가 총회", "관리처분 총회" 등이 해당됩니다.

이런 총회를 한차례 개최하려면 최소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소요되고, 총회가 무산되고 다시 총회를 열려고 하면 1년은 훌쩍 지나갑니다. 그래서 시공사의 도시정비사업 RM(리스크매니지먼트)은 "일정관리", "마일스톤 관리"를 최우선 순위로 두고 관리역량을 집중합니다.  

특히 관리처분 단계 이후에는 금융권 자금이 유입되는는데요,  사업비 PF약정을 조합(신탁사)·시공사·금융권·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체결하고, 이주·철거가 시작되면서 이주비용, 이사비용이 풀리기 시작합니다. 이때부터는 정말 시간이 돈이죠.  PF대출 이자 등과 같은 비용이 매일 발생하니, 일정을 가속화할 수 밖에 없습니다.

민간도급공사와 도시정비사업의 수익구조(Biz. Structure)를 비교해 봤습니다.

국가 통계가 1986년부터 집계를 시작했습니다.  통계청이나 한국은행의 한은통계, 온나라 포털 등의 국가통계사이트에 들어가면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1986년도부터 2019년까지 CPI(소비자물가지수)와 KB아파트 매매가격지수를 비교해 보니, IMF 외환위기 때, 15%의 큰 매매 지수 하락을 겪은 것을 제외하고 크고 작은 변동성이 있으나 매매가격은 전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을 헤지하는 추세를 보입니다.

도시정비와 민간도급 리스크 버퍼 구조

그래서 저는 최악의 경기침체 시나리오로  주택경기 하방 압력(할인 분양으로 팔아야 하는 할인 폭)을 15%로 가정했습니다.  민간 도급사업과 도시정비사업이 각각 얼마나 하방압력인 15%를 감내할 수 있는지를 리스크 버퍼로 알아봤습니다.  리스크 버퍼는 예기치 않은 상황이나 문제가 발생할 경우 대응할 수 있는 수익성 여유를 확보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통상 도시정비의 리스크 버퍼는 14.5%(조합 예비비 3.6%, 시공사 예비비 0.9%, 시공이익 10%)로 분석됩니다.   일반적으로 민간 도급사업의 리스크 버퍼는 18%(사업예비비 1%, 시행이익 10%, 시행사 에쿼티 3%, 시공이익 4%) 정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즉 IMF와 같은 최악의 경기 추락시 도시정비 사업은 14.5%의 버퍼가 있어 시공사가 매출 원가에서 0.5%정도 손해를 보고 끌고가겠다는 의지를 보이면 정비사업을 끌고가는 것입니다.  민간도급사업의 리스크 버퍼는 18%로 가격할인 충격을 받아내고 조금 남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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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도시정비사업

이지은

현대엔지니어링의 건축기획실/건축RM팀 책임매니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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