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단계 민자도로, 국토부 출신 대표를 선호하는 배경은?
국내 민자도로(터널, 대교 포함)는 총 32개에 달한다. 이 중 운영중인 도로가 28개, 건설단계인 도로가 4개다. 도로 운영회사는 대개 민간 도로 운영기간에 맞춰 20~30년의 특수목적법인(SPC)으로 설립된다.
최고경영자(대표)는 민자도로의 대주주 의견을 반영해 주무관청 출신이나 금융계 출신, 건설계 출신 등 3곳 중 1 곳 출신이 맡는다. 그런데 유독 범 국토교통부 출신 OB가 대표를 싹쓸이하는 분야가 있다. 바로 건설 중인 민자도로 4곳이다.
먼저 포천화도고속도로(포천~화도)의 대표는 김채규 전 국토부 교통물류실장이다. 그의 임기는 오는 2024년 1월까지다. 이 도로의 주관사는 포스코건설이며, 지난 2018년 12월 착공했다.
이어 서서울고속도로((광명~서울)의 대표는 고용석 전 국토부 철도안전정책관이 하고 있다. 임기는 오는 2025년 1월까지다. 이 사업의 주관사는 코오롱글로벌이며 지난 2019년 3월 첫삽을 떴다.
서부내륙고속도로 (평택~익산)의 경우 정태화 전 국토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장이 대표를 맡고 있다. 그의 임기는 내년 11월까지다. 서부내력의 주관시는 포스코건설이며 지난 2019년 12월 착공했다.
평택동부도로 (평택~오산)의 대표는 국토부 산하 국토연구원 출신이 꿰찼다. 윤하중 전 국토연구원 건설경제산업연구본부 본부장(선임연구위원)이다. 평택동부도로의 주관사는 한라이며 지난 2020년 12월 공사에 들어갔다.
국토부 출신 대표들은 건설단계 민자도로의 사령탑으로 선호되지만 막상 도로가 완공되면 힘을 잃는다. 대개 운영단계에서는 건설사나 금융사(재무출자자) 출신들에 의해 교체된다.
그러면 국토부 출신이 건설단계 도로의 대표를 꿰차는 이유가 뭘까. 이들은 우선 전직 중앙부처 간부급 공무원이다 보니 주무관청이나 규제당국인 국토부 출신이어서 아무래도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가 강점으로 꼽힌다. 건설 단계에서는 각종 인허가나 여러 민원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국토부 출신 대표들의 능력 발휘가 우수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또한 정부에 대한 각종 보고들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다.
게다가 민간인 대표를 두는 것에 비해 정부보조금도 신속히 수령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민자사업의 특성이 민관합동(PPP)사업이다 보니 일부는 재정에서 건설자금을 보충한다.
민자업계 관계자는 "국토부 출신들이 건설단계에서 능력발휘를 하지만 완공 이후 운영단계에서는 경영에 소극적이어서 운영단계에서는 선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