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벨로퍼의 레버리지 과욕과 함정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이자 엔지니어인 아르키미데스는 "나에게 지렛대와 무게를 지탱할 장소를 준다면 나는 지구도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물질의 체적과 질량 비중에 따른 부력 이론인 아르키미데스 원리로 우리에게 유명한 학자이지요.
인간이 지렛대를 이용한 역사는 훨씬 오래전부터였지만 아르키미데스는 지렛대 원리를 수학적 공식으로 정의했습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손톱깎이나 가위 그리고 못을 뽑을 때 쓰는 장도리도 지렛대 원리를 이용한 생활의 필수품이지요. 지렛대는 움직일 대상 물질에 힘을 전달하는 작용점과 그 힘을 지탱해 주는 받침점 그리고 힘을 가하는 힘점의 단순한 구도이지만 과학 및 금융에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지렛대를 이용해 움직이는 물체를 회사의 규모라 할 수 있으며 그 중량을 감당하는 받침대는 시장 환경이고 막대는 기업의 능력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 충분한 강도의 막대라도 받침대가 약하면 움직일 수 없고 아무리 받침대가 튼튼해도 지렛대가 부실하면 휘어지거나 부러지고 맙니다.
따라서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큰 경영 환경에서 과도한 레버리지는 매우 위험한 전략이 됩니다. 아무리 좋은 것도 과하면 부족함만 못함이 세상의 이치고 진리이비다. 아르키미데스가 말한 것과 같은 무한정을 감당할 지렛대와 받침대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금융에서 레버리지란 타인의 자본을 이용해 자신의 자본 수익률을 높이는 것을 말합니다. 레버리지는 지렛대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지렛대의 원리를 투자에 적용시킨 것입니다.
레버리지는 자기자본이익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0억 원의 자기자본으로 10억 원의 순익을 올렸다면, 자기자본이익률은 10%가 되지만, 자기자본 10억 원에 타인자본 90억 원을 도입하여 10억 원의 순익을 올리면 자기자본이익률은 100%가 되지요. 그러나 과도하게 타인자본을 도입하면 불황 시에 금리부담 등으로 도산의 위기에 처할 수 있지요. 부채를 총자산으로 나눈 비율을 레버리지율이라고 합니다.
레버리지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빌린 돈은 이자를 내야 하므로, 투자 수익이 이자보다 낮으면 손해를 보게 됩니다. 레버리지를 사용할 때에는 투자 시기와 방향을 잘 판단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개발사업의 경우 총 사업비는 자기 자본(에쿼티)과 타인 자본( PF, 브릿지론, 시공사 분양불을 통한 외상 부담 등)으로 이뤄집니다.
디벨로퍼가 레버리지를 극대화하려고 타인 자본을 자기 자본의 10배 가까이 빌려오면 그만큼 레버리지 효과가 커지고 수익률도 높아질 수 있지요. 그러나 대출 등 레버리지의 활용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습니다. 높은 레버리지 비율이 디벨로퍼에게 큰돈을 벌어줄 수도 있지만 반대로 쪽박을 차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집테크의 예를 들면, 빚투를 통해 산 집이 깡통주택이 될 수 있습니다. 주택 가격이 하락할 때 주택을 팔아도 원금은커녕 주택 담보대출금도 갚을 수 없는 경우를 깡통주택이라고 합니다.
최근 전세 사기 사건이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대출금과 전세보증금을 합친 금액이 주택 가격을 넘어서면 깡통주택이 되는 거지요. 주택을 처분해도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줄 수 없으니 ‘깡통전세’가 되는 겁니다. 지난 1998년 외환위기 직후와 2010년 세계 금융위기 직후에도 같은 문제가 발생해서 사회적으로 큰 후유증을 만들었습니다.
호황기에는 레버리지를 이용해 시세 차익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호황은 지속될 수 없습니다. 불황기 때 있는 재산마저 날리고 빚더미에 오르는 경우도 주변에 흔하지요. 주택과 전세 가격이 동시에 추락하면 피해자가 속출하기 마련입니다.
(참조 1.seriforum 2.조재우/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