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연기금 전임 CIO들의 인프라 투자전략 조언은
대형 LP(기관투자자)의 전임 최고투자책임자(CIO)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1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 호텔에서 열린 '인프라스트럭쳐 인베스터 서울 포럼(Infrastructure Investor Seoul Forum)'의 오프닝 패널 토론에서다. 이기홍 한국투자공사(KIC) 전 CIO의 사회로 이창훈 공무원연금 전 CIO, 이규홍 사학연금 전 CIO, 박천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전 CIO가 패널로 나서 국내외 인프라 투자전략과 시장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먼저 이규홍 전 CIO는 포트폴리오의 분산, 투자시기 분산, 에너지 경쟁력 등 3가지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짤 때 메가트렌드(뉴이코노미) 뿐 아니라 올드이코노미 자산도 어느정도 가져가야 한다"면서 "뉴이코노미는 낙관적 전망에 따라 가격이 이미 높게 반영돼 있으므로 올드이코노미 자산 중 가격이 낮지만 캐시플로우(현금흐름)가 좋은 것은 함께 가져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인프라는 장기간 투자하는 테마이므로 투자 빈티지(연도)도 고루 분산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아울러 "클린에너지는 향후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자산이므로 에너지 경쟁력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 CIO는 특히 리스크프리미엄을 잘 반영해야 하며 균형있고 분산된 포트폴리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인프라의 경우 가격 변동성은 적지만 유동성이 적고 정보 불균형이 있는 위험자산"이라며 "전통자산과 사업위험이 비슷하다면 적정 리스크 프리미엄을 붙여 잘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건별 투자심사를 잘 하는 것도 좋지만 대체투자는 전체적으로 균형있고 분산된 포트폴리오가 중요하다"면서 "불확실한 환경에서 미래 예측은 틀리기 쉬우므로 일정수준 통제 가능하려면 분산이 가장 적정한 해결방안"이라고 강조했다.
박천석 전 CIO는 "보험사들의 장기 운용 수요에 따라 인프라 대출(크레딧)시장이 계속 성장할 것"이라며 "인프라의 안정성은 낮은 부도율로 증명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프라 선순위대출 수익률이 낮지만 금융사들이 선순위만 몰린다. 이에 사업주로 요청으로 금융사가 선순위 후순위 에쿼티 투자를 함께하는 경향이 주를 이루고 부동산 PF시장에서도 이런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그러나 자산 청산 때나 공사 지연 등의 이벤트 발생시 주주와 대출자간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전 CIO는 특히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들이 해외 인프라 대출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국내 인프라시장은 협소하고 낮은 일조량으로 태양광 풍력시장도 제한적"이라며 "국내 보다는 해외 인프라 크레디트에 많은 비중을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해외에 블라인드펀드도 가지만 프로젝트펀드도 간다"면서 "해외 운용사(GP)와 공동 투자(코인베) 형태로 진출하는 게 좋다"면서 "물류센터와 데이터센터는 GP의 부동산부서도 하고 기업금융부서도 하므로 인프라부서만 컨택할 필요가 없이 다양한 소통채널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창훈 전 CIO는 어려울 때든 좋을 때든 꾸준히 대체자산에 투자하라고 당부했다. 이 전 CIO는 "금리가 높고 투자 환경이 어려움에도 장기적 좋은 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선 매년 꾸준히 투자하는 빈티지(투자연도)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할 때 무엇이 메가트렌드인지 뉴트렌드인지 알려면 주식시장에서 인사이트와 시그널을 얻으라고 설명했다.
LP와 GP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이 전 CIO는 "LP는 남의 돈을 맡은 에이전시라는 마음가짐이 항상 중요하며 GP는 LP를 가장 우선시하는 원칙을 가져야 하고 어려운 때일수록 자산을 잘 관리하면 평판(레퓨테이션)이 높아지는 점을 생각하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