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 올해 민간 신규수주 볼륨 최소화..."원가 개선에 집중"

건설경기의 하강국면 전환 내지 침체가 가시화하면서  대형 건설사들의 민간사업 추진 방향성이 명확해지고 있다. 신규 사업수주 볼륨을 최소화하되, 이미 수주한 사업의 원가 개선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도시정비사업의 경우 조직을 보강해 꾸준한 수주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24일 대형 건설사들의 올해 민간 사업 추진 동향을 종합해보면 부동산시장 불안이 안정화될까지 수주 볼륨을 대체적으로 줄이자는 게 건설사들의 공통된 컨센서스다.

건설사별로 보면  현대건설은 민간수주를 지양하되 이미 수주한 프로젝트의 에스켈레이션(ESC, 물가변동 사항) 파악과 이에 따른 수주변동계약(CO)를 주요 과제로 삼았다.  

민간사업은 일부 대형 프로젝트에 한해 입찰에 참여하며 도시정비 및 리모델링 위주 수주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도정(도시정비)영업 3실을 확대 편성하며 리모델링 영업팀을 신설했다.

도시정비(재개발·재건축) 사업비중이 컸던 DL이앤씨는 올해 수주볼륨을 줄이고 저가에 나오는 토지를 확보해 복합개발 사업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특히 지식산업센터와 데이터센터 등 비주거 민간 건축에 주력할 계획이다.

GS건설도 수주 볼륨을 줄이고 서울지역 재개발·재건축에 한해 참여할 계획이다.  GS건설은 또한 데이터센터와 공공입찰에 주력했으나 실적은 아직 미미하다.

포스코건설은 리모델링 사업 수주를 확대할 계획인 가운데, 원가율 훼손에 따른 수익성 제고 특별팀(TF팀)을 신설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주거 비중을 줄이고 비주거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인프라인력을 줄여 건축·주택으로 흡수한 게 특이점이다.

롯데건설은 신규수주를 지양하되, 기존 도시정비사업 기반 프로젝트 위주로 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15조원을 수주(민간)한 뒤 9월 이후 수주가 거의 없다. 아울러 자산운용부문을 강화해 임대수익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광주 붕괴사고 이후 도시정비 수주는 거의 없으며 오피스텔에 한해 민간 사업만 진행하고 있다.

물가 인상에 따른 원가 상승에 적극 대응

건설사들은 실시간 물가 상승을 반영해 도급계약시 적용하거나 공사비를 재견적(리비전)하는 등 원가 변동 요인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계약서 내 ESC 반영조항을 넣거나 CO를 강력히 추진하고자 한다"면서 "하도급 계약의 ESC 반영에는 보수적 입장을 견지해 손실을 만회하려는 건설사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계약시점 직전 리비전(재견적) 반영 기준을 적용하고, 월 단위 공사비 리비전을 진행하고 있다.  현장 주관으로 도급 협상을 진행하고 계약서에 반영되지 못한 물가상승분에 대해 일부 법정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DL이앤씨는 도급계약상 `단일 품목가격 상승률이 15% 이상일 때 협의한다'는 조항을 넣어 자재비 상승에 대응하고 있다. GS건설은 ESC조항 관련, 착공후 1년까지 보존 조항을 별도로 표기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민간 수주시 MOU 체결을 통해 재견적 사항을 반영하고 있다.  또 다른 대형 건설사는 계약서상 `천재지변 중 전쟁 문구'를 강조해 물가상승분 회수에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