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시황)합리적 가격에 자금력있는 매수인 확보한 딜만 거래 종결
연말을 맞아 오피스시장에서 반가운 소식은 올해 입찰을 실시했던 자산 가운데 많지는 않지만 거래 종결이 속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도심의 HSBC빌딩, 분당의 서현빌딩, 성수동 메가박스 등이 투자자 모집을 마치고 손바뀜이 일어났습니다.
올해는 양해각서(MOU)를 맺고 나서도 우선협상대상자(우협)가 바뀌는 사례가 많았고, 우협 기간을 넘겨가면서 연장을 해주는 자산도 많았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거래가 종결되는 자산들을 살펴보면 확실한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거래가 완료된 자산들은 무엇보다 매각하는 자산의 가격이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을 정도의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점입니다. 당연한 말일 수 있지만 최근까지도 매도자의 눈높이가 높았기 때문에 매수자와의 가격 격차가 있어 거래가 불발되었던 거래들이 상당수 있었습니다.
HSBC 빌딩의 경우 구분소유이기 때문에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매입이 가능했습니다. 신한리츠운용은 평당 2400만 원 수준이라는 매력적인 금액에 도심권역의 임차수요를 활용할 수 있는 자산을 편입했습니다. 올해 신한리츠운용은 용산 더프라임타워를 매각했기 때문에 추가 편입을 할 수 있는 여력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거래가 종결된 분당 서현빌딩의 경우 한 번 우협이 변경되면서 가격에 대한 조정이 이뤄졌습니다. 분당권역 역세권의 우수한 입지를 보유한 자산으로 차순위 우협인 교보자산신탁이 매입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습니다.
분당 권역의 중형 빌딩을 평당 1800만 원 수준에 인수를 한 것입니다. 리츠 투자자로 교보AIM자산운용의 블라인드 펀드가 참여하면서 원활하게 거래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성수동에서 타운을 만들고 있는 크래프톤이 성수동 메가박스 건물을 매입했습니다. 자금력을 확보한 실수요자이면서 최근에 거래되는 성수동 자산들이 3000만 원 후반대임을 감안하면 평당 3300만 원 수준에서 매입한 것으로 경쟁력 있는 금액으로 판단됩니다. 게다가 자산의 입지와 시인성이 좋고 성수동에서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어서 앞으로 가치 상승 여력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종합해 보면 자산 가격이 투자자에 충분히 합리적은 가격으로 와닿고, 실수요자나 블라인드 펀드를 보유한 자금력이 있는 곳들이 신속하게 거래 종결을 이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눈높이가 조금씩 맞춰 가기를 기대해 봅니다.
T412 입찰 결과와 강남권 빌딩 가격의 향방
지난 6일 서울 강남권의 T412빌딩 입찰이 있었습니다. 우량한 자산으로 실수요자(SI) 뿐만 아니라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을 많이 받았습니다. 아마도 이번 주에 숏리스트를 선정하고 나면, 올해 강남권역에 쏟아져 나왔던 자산들의 입찰이 마무리됩니다.
특히, 최근 강남권역에서 진행된 입찰에서 실수요자들이 여럿 등장했기 때문에 이번 입찰에는 어떤 SI들이 참여했을지 궁금합니다. 테헤란로의 우수한 입지에 있는 자산이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근거리에 있는 강남파이낸스플라자의 우선 매수협상자가 선정된 가운데 진행된 입찰이어서, 어떤 금액대에 투자자들이 참여했을지도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시장에서는 리딩자산운용의 입찰가격이 다소 공격적인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는 가운데 T412의 입찰가 형성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자금 모집을 하는데 그 분위기도 많이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T412의 우협 선정과 거래 종결 여부에 따라 강남권역 자산들이 앞으로도 더 매각을 시도할지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얼어붙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그나마 거래되는 자산이 오피스 빌딩인데, 최근 거래 가격이 다소 하락하는 분위기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강남은 거래의 불씨가 살아있는 곳이 될지 아니면 강남도 시장의 대세를 거스르지 못하는 곳이 될지 사뭇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