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D 오피스 77만평 공급 예고...공실률 우려 속 ‘금융사 복귀·공급일정' 변수

서울 중심업무지구(CBD)에 대규모 오피스 공급이 예고되면서 공실률 변화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25년부터 2029년까지 약 77만평 규모의 신규 오피스 공급이 계획돼 있으며, 이는 과거 연평균 공급량의 1.6배 수준에 달한다.
특히 공급이 집중되는 2027년 이후에는 공실률이 10% 이상으로 상승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공급 일정 지연과 임차인 유입 확대 등 여러 변수가 존재해 실제 시장 충격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7개 프로젝트 중 11건만 착공…일정 지연 영향 불가피
CBD 내 오피스 프로젝트 상당수는 아직 착공되지 않아 향후 공급 일정이 계획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젠스타메이트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37개 개발 프로젝트 중 착공에 들어간 것은 11건에 불과하며, 이 중 초대형 프로젝트는 4건에 그친다.
일부 주요 프로젝트는 준공 일정이 2~3년씩 연기되는 등 시장 공급 구조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당초 예상했던 공급 시점이 늦춰지며, 공실률 상승 시점 또한 일부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업 복귀 활발…CBD 수요 뒷받침할까
한편, 대형 금융사들의 CBD 복귀 움직임도 눈에 띈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삼성 금융계열사는 2028년까지 서소문 일대로 복귀를 계획하고 있으며, 우리금융·신한금융·NH농협 등 주요 금융그룹도 CBD 내 금융 클러스터 구축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법무법인, 컨설팅, IT업종 등 연관 산업의 추가 유입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금융업은 CBD 오피스 공실률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여왔으며, 2024년 금융업의 순유출이 공실률 상승으로 직결된 바 있다.

호텔 시장 성장, 오피스 공급 구조 변화 촉진
호텔 수익성이 부각되면서 일부 오피스 개발 프로젝트가 호텔로 전환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서울 호텔 시장은 빠르게 회복세를 보였으며, 특히 CBD 내 호텔 가동률은 서울 평균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흐름은 오피스 중심이었던 CBD 공급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2010년 이후 오피스를 호텔로 리모델링한 사례가 꾸준히 증가했으며, 최근 복합개발 프로젝트 다수에서도 호텔을 포함한 계획이 잇따르고 있다.

공급 증가 속에서도 '과도한 비관론 경계'
CBD 오피스 시장은 현재 투자기와 확장기, 과열기를 거쳐 조정국면에 들어선 상황이다. 공급 증가가 예고된 만큼 향후 공실률 상승 가능성은 있지만, 개발 일정 지연, 금융사 복귀, 호텔 전환 등 복합적인 요인을 고려하면 공실률이 단기간 내 급격히 오를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시장에서는 공급과 수요, 업종별 임차인 이동 흐름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며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