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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운용업계 투자팀의 현실 엿보기

민성식
- 10분 걸림 -
여의도 금융가(게티이미지뱅크)

부동산 취업 관련 책과 실무 책을 몇권 출간하다 보니, 부동산업계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을 만날 기회가 종종 있습니다. 그중 많은 분들이 상업용 부동산업계 가운데 부동산 투자업무 분야로 진출하기를 희망하는 것 같습니다.
취업 준비생뿐 아니라 자산관리회사에서 주니어 시기를 보내는 신입사원들도 자산운용사나 리츠회사 투자팀에 가는 것을 원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습니다. 사실 저도 그 시절에 그런 길을 생각했었고 실제로 가보기도 했습니다.

이번 글에선 부동산 자산운용사나 리츠회사의 투자팀 상황이나 현실에 대해 어느 정도 알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개인적인 의견을 적어봅니다. 필자가 중소 자산운용사에서 근무하면서 또한 매입·매각자문 업무를 하면서 다양한 투자팀을 만나보고 느꼈던 것들입니다.

그렇다고 투자업무의 꿈을 포기하라는 것은 아니고 직무상 어려움이나 도전적인 부분이 있기에 이를 알았으면 하는 차원에서 작성한 것이니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치열한 딜소싱 경쟁

우리나라에 부동산 펀드를 하나라도 설정한 회사는 2024년 5월 기준으로 총 174개 회사가 있습니다.  신생 회사가 아니라면 적어도 회사 내에는 투자팀이 2~3개로 구성된 곳들이 많습니다. 게다가 펀드뿐만 아니라 리츠를 겸영하는 곳들도 있습니다. 물론 리츠만 하는 회사까지 넣는다면 그 수는 더 많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신생회사를 제외하고 약 100개의 회사에 3개 투자팀만 있어도 300개 팀이 딜소싱 경쟁을 해야 합니다. 단순히 투자팀의 숫자만 비교해 봐도 얼마나 치열할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주요 업무 권역에 있는 대형 자산이 타깃이라고 본다면 만만찮은 시장이라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투자 자산의 유형도 다양해지고 시장 자체도 커진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런 성장에 대비해서 새로 생겨나는 회사의 수가 더 많아 보입니다.

그래도 과거에는 회사 간의 경쟁이 기본이었지만 최근에는 회사에서도 개별 팀 별로 내부 경쟁과 각자도생을 해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같은 프로젝트를 동시에 검토하는 일도 발생하고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에 따라 업무 분장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윈 오어 낫씽(Win or Nothing)

상업용 부동산 투자팀에서 일을 하게 된다면 트랙레코드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아무리 많은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살펴보더라도 펀드 설정을 하지 못한다면 이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돈을 벌지 못하거니와 자신의 경력으로 쓸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공부가 되기는 하겠지만 회사는 돈을 버는 게 우선입니다.

그리고 부동산 투자라는 게 호흡이 길고 결과로 이어지는데 우여곡절이 많은 경우도 있습니다. 과정은 매우 좋았고 경험적으로 좋은 프로젝트여도 딜클로징이라는 성과가 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투자팀에서는 딜을 클로징 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나눠지기도 합니다.

다소 냉정한 이야기지만 중소형 자산운용사에서 프로젝트 검토만 하다가 1~2년 시간을 지내다 보면 다음 번 이직도 비슷한 회사로 가게 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몇 번 그런 경험을 하다 보면 아무런 트랙레코드 없이 시간은 가고 점점 다른 곳으로 갈 곳이 없어져 커리어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결국은 영업이 필요하다

부동산 펀드나 리츠를 설정하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노력이 들어가고 여러 가지로 운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대단한 일의 이면에는 영업이라고 하는 쉽지 않은 과정이 필수적으로 따릅니다.

펀드나 리츠가 대부분 전문 투자자들의 자금을 활용하기 때문에 이런 자금을 모집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학생들이나 주니어들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아마 잘 모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단순히 제안서를 잘 쓰고 회사가 명망이 있으면 설정되는 것처럼 보일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론과 현실은 굉장히 다르다는 것을 현업을 해보시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부동산 관련 업무를 하고 싶지만 영업이나 마케팅을 선호하지 않는 분들도 꽤 있습니다. 갑이 아닌 을의 입장에서 무엇인가를 설명하고 요청해서 팔아야 하는 세일즈는 심적 부담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펀드나 리츠 투자도 영업이 필요하고 매우 중요한 것이라는 사실을 꼭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런 일을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만약 내가 누구에게 전화 걸고 모르는 사람을 찾아갈 용기가 없는 사람이라면 투자팀에 가지 않는 게 좋을지도 모릅니다.

위에서 설명을 드린 것처럼 우리가 뉴스를 통해 쉽게 접하는 딜 클로징 관련 소식은 부동산 자산운용사나 리츠의 투자팀이 치열한 경쟁과 영업의 결과물입니다. 짧은 기사 뒤에는 긴 시간과 여러 사람들의 노력이 들어가 있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부동산 관련 교육 업체들도 많이 생겨났고 그런 곳에서 가르치는 많은 프로그램들이 투자 쪽에만 집중되어 있는 것도 투자에 대한 로망을 더욱 크게 만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부동산의 다양한 직무들에 대해 소개를 하고 투자하는 일 뿐만 아니라 다른 실무 교육 프로그램도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시장이든 마찬가지이겠지만 돈을 많이 주는 곳에 사람이 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 분야에서는 아무래도 투자로 인한 과실이 컸고 그것을 실행했던 투자팀에 더 많은 성과 분배가 이뤄지다 보니 누구나 다 투자 쪽에서 일을 하고 싶을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이상적인 이야기이지만 만약 부동산 투자를 하고 난 뒤에 관리 운영하는 동안에 자산 가치 상승분을 운영을 하는 주체나 관련 회사에 고루 분배되는 구조가 될 수 있다면 지금처럼 투자 쪽으로 인력이 쏠리는 것도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부동산 업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투자만 할 수는 없습니다. 다양한 직무와 각자의 자리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균형 있게 인력이 배분돼야 상업용 부동산 업계도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글에선 다소 부정적인 내용이 많았습니다만, 부동산 투자 분야로 이직을 희망하거나 커리어 플랜을 계획하는 분들은 위에 언급한 내용을 좀 더 고려했으면 좋겠습니다.

필자의 선배나 비슷한 연배의 시대 때에는 신생 자산운용사를 만들어 어느 정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최근의 금리 상승기 이후에는 큰 자본력을 가진 대형 자산운용사에 기회가 더 많이 가고, 이미 많은 부동산 자산을 보유한 대기업의 스폰서 리츠 등이 점점 시장을 확장해 가는 상황입니다.  지금은 유동성이 풍부한 시기보다 기회가 더 줄어든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그렇다고 미래에 대한 전망을 너무 어둡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시대가 바뀌면 언제나 기회는 오기 마련입니다. 다만, 예전과 같은 똑같은 방식이 아닌 경험해 보지 못한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성공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기회를 잡는 것은 당연히 미리 준비하고 실력을 갈고닦은 사람일 것입니다.

지금은 시장이 어렵고 버티기가 어렵겠지만 힘든 시기가 지나 반등기가 올 때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잘 견뎌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저도 이런 상황을 잘 이겨내지난 어려웠던 시간을 좋은 추억으로 이야기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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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성식

친절한 부동산선배 민성식입니다. 스파크플러스 솔루션세일즈팀에서 빌딩밸류애드 관련 솔루션을 세일즈하는 업무 리더를 맡고 있습니다. '빌딩 투자 시크릿' 등 다수의 책을 썼습니다. 매주 상업용 부동산 뉴스를 정리한 뉴스레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민성식 리더의 홈페이지는 이 주소(https://www.minsungsik.com)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한 주간의 상업용 부동산(CRE) 이야기를 정리해 <딜북뉴스> 독자분들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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