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매입 종료 앞둔 PIS펀드, "투자한도 소진 총력"
우리 기업의 해외수주 지원을 위해 가동한 '글로벌플랜트건설스마트시티(PIS)펀드'가 오는 9월 5년간의 매입약정 기간을 종료한다. 출범 당시 기대에 비해 투자 성과가 미흡해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8일 운용업계에 따르면 PIS펀드는 국내기업이 참여하는 해외 플랜트(P) 인프라(I) 스마트시티(S) 투자개발사업에 금융을 지원해 해외수주를 돕기 위해 지난 2019년 9월 태동했다. 정부와 공기업이 출자한 PIS 모태펀드가 6000억원 규모로 설정됐으며, 삼성자산운용이 주간 운용사를 맡았다.
모태펀드에다 민간투자자(금융기관) 자금을 합쳐 PIS블라인드펀드 4개, 1조1000억원이 설정됐다. PIS 자펀드는 플랜트(P펀드), 인프라펀드(I펀드), 스마트시티펀드(S펀드), 제안형펀드 등으로 나뉜다. 플랜트는 한화자산운용, 인프라는 KDB인프라자산운용, 스마트시티는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 제안형펀드는 삼성자산운용이 각각의 위탁 운용사다.
투자대상 자산은 우리기업이 사업개발하거나 건설, 운영 관리, 납품 등을 하는 플랜트 인프라 스마트시티 관련 법인의 지분, 대출채권 등이다.
5년의 매입약정 기한 종료가 불과 4개월 남았지만 플랜트(P)펀드를 제외하고 투자 성과가 미흡하다. 에너지 및 환경 관련 플랜트에 투자하는 P펀드는 펀드 규모(2100억원) 대비 80% 투자 완료해 1건 정도만 추가 투자하면 소진된다.
반면 도로, 항만, 공항 등 사회기반시설에 투자하는 인프라펀드(I펀드)는 4500억원 규모로 설정된 데 비해 약 3500억원 정도만 소진했다. 스웨덴 육상풍력사업과 아랍에미레이트(UAE) 학교사업 등이 주요 투자처다. 도시기반시설 및 헬스케어, 물류 등에 투자하는 스마트시티(S)펀드는 펀드 규모(2400억원)의 절반도 소진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투자 집행이 부진한 것은 2년의 코로나19 기간이 겹쳐 해외 투자가 쉽지 않았던데다 우리 기업의 해외 투자개발형 수주도 많지 않았기 때문으로 펀드 운용사들은 설명했다. 특히 스마트시티에 투자하는 S펀드는 2019년 설립 때만 해도 해외 진출 기대감이 컸지만 4년 여간 K스마트시티 수출이 전무하다시피 했다.
투자처를 찾지 못해 스마트시티펀드가 미국 물류센터에 투자하고 인프라펀드가 풍력사업에 투자하는 등 각 펀드의 투자 영역이 모호해지기도 했다. 업계는 펀드의 민간 투자기관 요구수익률(IRR)이 높아 기업들이 펀드자금 사용을 꺼린 것도 한몫했다고 전했다. PIS펀드 관계자는 "해외에서 한국 건설사의 투자개발 수요가 많지 않은데다 민간 펀드투자자의 요구수익률도 높아 성과가 미진했다"고 설명했다.
펀드 운용사들은 약정기한인 9월까지 투자 집행을 최대한 서두른다는 계획이다. 3개 운용사가 공동 투자할 해외 사업을 발굴해 내달 이후 투자 집행을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블라인드펀드 매입약정 기간이 끝난 뒤 그간의 투자 성과를 보완해 2호 PIS펀드 시리즈를 내놓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