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엔 실버산업 168조원...‘시니어하우징’ 시장 열린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부동산시장의 한파가 여전하다. 아파트나 상가는 물론,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으로 꼽힌 지식산업센터·물류센터 역시 거래량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부동산시장이 위축되고, 어두운 전망이 이어지자 갈 곳 잃은 투자자들은 ‘실버산업’을 주목하고 있다. 국내 실버산업 시장은 2030년 168조원까지 성장할 시장이다. 투자자들은 노인인구 1000만명 시대를 앞두고 시니어 주거 시설이 많이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해 그 중 시니어 하우징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이 지난해 12 월 발표한 '2022∼2072년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65 세 이상 인구는 970만여 명으로 전체 인구의 18.9%에 달한다. 올해 말에는 20%를 넘어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시니어층이 머물 만한 주거공간 수는 크게 부족하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7월 발표한 ‘2023 노인복지시설 현황’에 따르면 2022 년 말 기준 전국 노인복지시설은 총 8만9643 곳이다. 입소 정원은 36만 4116명이다.
노인여가복지시설, 노인의료복지시설, 재가노인복지시설, 노인보호전문기관, 노인일자리지원기관 등을 모두 합친 결과로, 1000만명에 육박하는 시니어를 수용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노인주거복지시설, 실버타운으로만 한정할 경우, 37개시설 9000명의 입소정원에 그친다. 이는 노인인구의 0.1%의 정원에 불과해 크게 부족하다.
이에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7 월 ‘2023 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하경정)’을 통해 2022년 39곳이던 노인복지주택(실버타운)이 더 많이 공급될 수 있도록 노인복지주택용 부동산 취득세, 재산세 감면 기한을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국내 최초로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경기도 화성 동탄 2신도시 내 의료복지시설 전용 용지에 헬스케어 리츠 사업을 진행할 민간사업자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민간사업자는 리츠를 설립해 시니어주택을 비롯한 의료·업무·상업·문화·주거시설을 개발하게 된다.
또한 임대·운영·분양을 통해 얻는 수익은 주주로 참여하는 국민에게도 배당할 수 있도록 리츠 주식의 공모 상장을 추진할 방침이다.
국내 첫 헬스케어 공모 상장 리츠의 민간사업자 모집이 시행되면서 시니어 케어 산업의 활로 개척 및 부동산 투자 기회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헬스케어리츠는 시니어 하우징 산업을 활성화시키는 가장 대표적인 방식이다. 미국의 경우, 헬스케어 리츠 시장은 125조원 규모에 달할 정도로 큰 시장을 이루고 있다.
시니어 하우징 시장 선점을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건설사들은 미래 먹거리로 일찌감치 실버타운 사업을 점찍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5월 서울 강서구에 시니어타운 'VL 르웨스트'를 선보였다. 지하 6층~지상15층, 4개동 810호 규모다.
지난해 5 월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에 조성된 시니어 복합단지 'VL 라우어' 역시 청약 경쟁률이 30대1을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받았다.
신세계그룹 계열사이자 스타필드를 운영하는 신세계프라퍼티도 지난해 말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고품격 시니어 주택을 비롯해 호스피탈리티(환대 서비스)를 접목한 럭셔리 레지던스 주거 사업을 전개한다는 전략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케어닥 역시 그간 다양한 시니어 사업을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맞춤형 주거 시설 개발에 나서고 있다. 케어닥의 주거 시설로는 지난해 런칭한 케어닥 케어홈이 있다. 케어닥 케어홈은 전통적인 요양 시설과 프리미엄 시니어타운을 잇는 중간 단계의 주거형 요양 시설이리고 표현할 수 있다.
시흥 배곧신도시점 개소 3 개월 만에 실버타운(1관) 계약률 100%를 달성했으며, 지난달 송추 포레스트점을 오픈했다. 케어닥은 동탄에서 실시하는 헬스케어 리츠사업에도 참가의향서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