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출범 '출자전용 특별인프라펀드', BTL도 투자가능
민간투자사업 활성화를 위한 2000억원 규모 출자전용 특별인프라펀드가 오는 12일 출범한다. 펀드는 GTX(광역급행철도)나 서부선경전철 등 대형 BTO(수익형 민자사업)은 물론 중소 BTL(임대형 민자사업)도 투자 가능하다. 또한 건설기간 출자하고 준공시 엑시트(지분 회수)할 경우 '자금재조달 이익공유 대상'에서 제외를 받는 것도 특징이다.
31일 인프라업계에 따르면 출자전용 인프라펀드가 오는 12일 출범식을 갖고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이 펀드에는 산업은행 내부 유보금 1000억원, 산업기반신용보증기금 신규 예산 1000억원이 각각 투자된다.
국회가 지난해 말 의결한 올해 예산에 신용보증기금의 특별인프라펀드 출자 예산 1000억원이 포함됐다. 펀드는 건설기간 사업별 출자지분의 3분의 1이내 투자하고 준공시 투자금을 회수한다. KDB인프라자산운용이 펀드 운용을 맡는다.
산업기반신보가 기존 대출보증 중심 지원에서 벗어나 모험자본 성격의 지분 투자(에쿼티 투자)를 시작한 혁신적 사업 모델로 평가받는다. 민간 투자자들이 꺼리는 고위험 초기 단계(건설 단계)에 공공재원이 자본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민간자본을 유도하는 마중물 역할을 맡을 것이란게 민자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의 펀드 설립 취지다.
펀드는 자금조달이 원활하지 않은 대형 BTO사업은 물론 투자자금 조달에 목말라하는 중소 지방 BTL사업에도 투자한다. BTL사업 자기자본의 30%까지 출자 가능하다. 다만 BTL의 CI(건설사)나 SI(운영사)가 일반적으로 영세한 만큼 이들이 준공 후 펀드의 출자 지분을 매입 확약하는 형태의 이행보증증권을 징구한다는 계획이다.
펀드는 건설기간 투자한 뒤 운영 개시 시점에 엑시트하는 전략을 취한다. 펀드 수익률은 국고채 금리에 100bp(1bp=0.01%) 내외를 더한 수준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펀드가 건설기간을 마치고 엑시트할 경우 정부는 자금재조달 이익공유 대상에서 제외해주는 혜택을 주기로 했다. 민간투자사업 기본계획에 따르면 자금 재조달로 인해 생기는 출자자의 기대수익 증가분을 사업시행자와 주무관청이 공유하는 것을 자금재조달 이익공유라고 한다.
펀드 운용사는 1호 투자사업을 비교적 신중히 고를 것으로 보인다. 펀드 수익률이 낮은 만큼 출자를 원하는 사업 가운데 대금 회수 안정성이 비교적 높은 사업으로 골라야 하기 때문이다.
1호 투자사업 후보로는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GTX C와 서울 서부선도시철도, 지방 BTL사업 등이 꼽힌다. GTX C 금융주선사인 국민은행 등은 FI와 후순위 투자자를 구하지 못해 지난해 시작한 자금모집을 중단한 상태다. 대표 건설사인 현대건설과 금융조건을 협의하고 출자전용 인프라펀드의 지원을 받아 상반기 중 자금조달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서부선 대표건설사인 두산건설도 박한 공사 수익률에 어려움을 표하는 사업 참여 건설사들을 위해 '출자전용 특별인프라펀드'를 활용할 계획이다. 사업 출자 부담이라도 덜어주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