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국민銀-우리글로벌운용, 1000억펀드 앞세워 그린·디지털인프라 공략

그린 및 디지털인프라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우리은행과 국민은행,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이 손잡고 1000억원 규모의 전용 펀드를 설정한다.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은 도로·철도와 같은 전통 SOC에서 벗어나 그린·디지털 인프라에서 선제적인 딜 소싱과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글로벌운용은 설정액 1000억원의 '우리G 혁신성장(인프라) 일반사모펀드 2호(이하  우리G혁신성장2호)' 설정을 위한 약정을 지난달 말 완료했다.

우리은행과 우리글로벌자산운용 등 우리금융그룹이 464억원, 국민은행이 200억원을 각각 투자하고, 산업은행 등 정책자금이 336억원을 출자한다. 펀드 운용은 우리글로벌자산운용 대체투자본부가 맡는다.

이 펀드는 국내 처음으로 정부의 신성장 4.0 전략에 맞는 사업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다.  '신성장 4.0 전략'은 정보기술(IT)업, 제조업, 농업 중심의 과거 성장 전략을 업그레이드해 ‘미래산업 중심’의 성장동력 확보를 추구하는 정부의 핵심 추진 과제다.

이에 따라 우리G혁신성장2호는  환경(ESG), 수소에너지 등 그린인프라와  데이터센터, 스마트교통, 스마트물류 등 디지털인프라를  투자 타깃으로 설정했다.  우리글로벌운용 관계자는 "인프라시장은 선점 효과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번 펀드 참여기관의  영향력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성장 4.0에 대한 투자 동력 확충을 위해  정책자금 총괄인 산업은행은 지난해 11월 혁신성장펀드를 운용할 위탁운용사를 입찰을 거쳐 선정했다. 그 결과 인프라 부문에서 우리글로벌운용, KB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멀티에셋자산운용 등 총 4곳이 선정된 바 있다.

이 중 우리글로벌운용은 신재생에너지를 주요 투자대상으로 삼은 다른 운용사와 달리 환경시설·데이터센터 등 디지털, 그린 인프라 섹터로 투자 대상을 한정해 차별화 전략을 펼쳤다.

우리G혁신성장2호의 선행 펀드인 우리G정책형뉴딜1호펀드 역시 유사한 전략으로 지난해 초에 설정됐다.  이어 10개월 만에 약 82%를 소진하며 성공적인 운용 역량을 보여줬다.  1호펀드는 대표적으로 서울 양평동 데이터센터에 투자했다.

인프라펀드업계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에 치중됐던 정책펀드시장에서 우리글로벌운용이 디지털 등 새롭게 각광받는 분야의 인프라펀드를 내놓자 은행들이 펀드 투자 결정을 내렸다"면서 "신규투자가 어려운 금융시장임에도 불구하고, 딜 소싱과 금융주선 기회 확보, 공동 투자 참여 등 추가적 수익 창출을 염두에 뒀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