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본 코어펀드, 왜 또 미래에셋운용일까...시장에 던진 3가지 신호

우정사업본부(우본)가 조성한 6000억 원 규모의 코어전략 부동산펀드 위탁운용사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최종 선정됐습니다. 우본과 미래에셋의 세 번째 협업이자, 침체된 시장에 던져진 회복의 신호탄으로도 읽힙니다.
이번 코어전략펀드는 우본이 85%를 출자하고, 나머지 15%는 공동투자자 유치를 통해 채워집니다. 미래에셋운용은 '슈퍼 코어 자산 중심'이라는 운용 전략을 제시하며 서울 주요 권역의 프라임 오피스(비중 50% 이상)와 수도권 물류센터를 주요 투자 타깃으로 삼고 있습니다.
기본 전략은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코어’ 자산 편입이지만, 일부 ‘코어플러스’ 자산도 선임대율 50% 이상 조건을 전제로 투자할 수 있습니다. 핵심 입지에서 빌드투코어(Build-to-Core) 방식의 개발 투자도 전체의 40% 이내까지 허용됩니다.
펀드는 출자 후 2년 내 투자를 완료하고, 만기는 12년 이내로 설정됐습니다. 목표 수익률은 연 환산 기준 IRR 순 7% 이상입니다.
우본이 미래에셋운용을 택한 이유는 분명합니다. 제안서 평가, 프레젠테이션, 현장 실사를 거친 결과, 그동안의 운용 성과와 전략 적합도, 자금 조달 능력, 안정적인 평판까지 복합적인 요소를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공동투자자 모집이 15% 수준에 불과한 우본 펀드 특성상, 운용사 입장에서도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미래에셋운용은 이미 두 번의 협업에서 성과를 입증한 바 있습니다. 2019년 1호 펀드에서는 스테이트타워 남산 등을 통해 약 30%의 자산가치 상승을 기록했고, 2023년 2호 펀드에서는 타워8, 로지스원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공실률을 낮추며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번 운용사 선정은 단순한 재계약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시장에서는 이 선택이 세 가지 측면에서 신호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첫째, 검증된 조합에 다시 베팅한 우본의 판단입니다. 운용 능력뿐 아니라 전략 이해도, 신뢰 관계까지 종합한 결과입니다.
둘째, ‘슈퍼 코어’에 집중하는 전략의 방향성입니다. 저금리와 공실 우려 속에서도 미래에셋은 국내 최고급 자산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셋째, 기관자금 유입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시장 심리 변화입니다. 국민연금에 이어 우본까지 집행에 나서면서, 매물 출회 확대와 가격 반등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습니다.
거래절벽이 길어지는 시점에서, 미래에셋과 우본의 6000억 원 펀드는 단순한 자금 운용을 넘어 심리적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2년간 이 펀드가 어떤 자산을 어떻게 담아낼지, 업계는 그 행보를 주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