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워크아웃 몰고 간 성수동 오피스 개발부지, 1500억에 새 주인 찾아

지난 2023년 말 PF대출 만기 연장에 실패하며 태영건설을 워크아웃으로 몰아넣었던 서울 성수동 오피스 개발 부지가 1500억원에 매각됐다. 태영건설이 대주주로 참여한 성수티에스2차PFV와의 매매계약이 해제된 이후 나온 결과다.
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성수동2가 299-198 외 3필지(총 1031.62평)가 4월 28일 1500억원에 거래됐다. 평단가는 1억4540만원 수준이다. 이번 거래는 부동산 중개 없이 국내 한 자산운용사가 직접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수역 도보 6분 거리의 역세권 입지에 10m 도로와 접해 있어, 우량 업무시설용 부지로 꼽힌다. 부동산업계는 신규 매수자도 노후 공장을 철거하고 오피스를 개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이지스자산운용과 태영건설은 지난 2022년 6월 성수티에스2차PFV를 공동 설립해 약 1600억원 규모의 토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오피스 개발을 추진했다. 성수동 개발 붐 속에 이전 시세 대비 2배 수준의 고가 매입이었다. 당시 부지 확보를 위해 PFV는 브릿지론으로 약 480억원을 조달했고, 2023년 말 만기를 맞았으나 태영건설의 유동성 악화로 인해 차환에 실패했다. 이 PF 사업을 포함해 다수의 프로젝트 부실이 누적되며, 태영건설은 지난해 초 채권단 동의를 거쳐 워크아웃 절차에 돌입했다.
한편 성수티에스2차PFV는 전체 부지 확보에 실패하며 지난해 토지 매매계약이 해제됐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PFV는 2024년 기준 자산총계 3억8000만원에 불과한 반면 부채총계는 328억원을 넘겨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당기순손실은 315억원이며, 해제된 토지 관련 재고자산 전액에 대해 평가손실이 반영됐다.
결국 PF 구조의 책임은 태영건설로 전가됐다. 기존 대주였던 키움저축은행(약 49억8000만원)과 에이블성수제일차(약 380억원)의 대출채권을 태영건설이 직접 인수하면서 PFV의 명시적 채무자로 올라선 것이다.
PFV는 현재 장기차입금 275억원, 단기차입금 30억원을 태영건설로부터 차입 중이다. 태영건설은 시행사 출자자이자 시공사로서 자금보충 확약을 제공했으며, 사업 실패 이후 대출 직접 인수까지 나선 것이다. 2024년 말 기준 PFV의 주요 주주는 에이치엔아이(37.4%), 태영건설(33.2%), 이지스자산운용(19.8%), KB증권(5%) 등이다. 태영건설 측은 PFV 향후 방향에 대해 주주들과 협의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