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사에 동시다발 러브콜 수협은행, 부동산PF에 진심인 이유
Sh수협은행은 원래 부동산 개발금융시장에서 중소형 딜에 특화된 은행이다. 교회나 소형 호텔 PF, 중소 수익형 부동산 등에 공사비를 대출해주고 준공 뒤 자금을 회수하는 비즈니스를 했다. 이 외에 부동산신탁사가 사업 전반을 관리해 믿고 빌려줄 수 있는 관리형 토지신탁사업이 선호하는 대출 대상이다. 즉 크지 않은 건물, 공사 기간이 짧은 사업, 중소 시공사가 공사하는 확실한 사업에 들어가 이익을 취하는 틈새 PF의 강자였다.
그랬던 수협은행이 올 들어 여러 부동산신탁사와 차례로 손잡으며 공격적으로 PF시장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수협은행은 지난 2일 한국투자부동산신탁, 다올투자증권과 공동으로 `부동산신탁과 자금운용 동반투자 등에 관한 상생발전'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3사는 앞으로 부동산개발사업과 실물자산 투자, 자금운용 등의 분야에서 상호협력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앞서 수협은행이 지난달 20일 무궁화신탁과 포괄적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수협은행은 무궁화신탁의 각종 부동산신탁사업이나 리츠투자운용부문에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무궁화신탁도 PF자금조달 대상을 수협은행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 3월에는 코리아신탁과 종합금융서비스 제공 등 포괄적 업무협력을 위한 ‘상생발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들 3개 부동산신탁사와의 협약을 통해 수협은행은 제도화 된 PF사업에 뛰어들기로 한 것이다. 즉 선순위 대출은 수협은행이 하고, 중·후순위 대출은 증권사가 맡고 신탁사가 사업구조를 백업하는 PF가 공략 대상이다. 수협은행은 다만 개별 프로젝트 참여 여부를 내부 심사부의 심사에 따라 결정한다.
이처럼 정식 PF구조 사업에 진출을 선언한 것은 그동안 경기 호황 아래 스몰 PF딜에서 수익을 올릴 수 있었으나 앞으로 불투명한 경기 아래 틈새 사업 전략만으로는 돈벌기가 쉽지 않다고 판단해서다.
부동산PF업계도 수협은행의 진출에 긍정적이다. 신탁사 관계자는 "자금을 크게 쏠 수 있는 수협은행이 새로 등장하다 보니 중소 금융기관을 접촉해 대주단으로 모아야 하는 불편함이 없어져 긍정적"이라며 "동시에 금융 비용도 낮아진 점도 사업주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수협은행은 총 자산이 60조원에 달하며 지난 1분기에는 전년 동기 24% 늘어난 842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수협은행이 노리는 포석은 부동산금융 확대 외에 또 있다. 부동산신탁사의 분양수입금 관리 계좌를 공격적으로 유치해보자는 취지다. 분양수입금 계좌는 이른바 저원가성 은행예금(LCF)으로 불린다. 이자 금리가 굉장히 낮아 이 계좌 자금을 많이 가질수록 금리 변동기에 유리하다. 신한 KB 하나 우리 등 주요 금융지주는 이미 계열로 부동산신탁사를 뒀다. 금융지주 계열 신탁사의 분양수입금을 모은행이 관리한다.
따라서 수협은행은 비은행 계열 신탁사를 포섭의 대상으로 택했다. 전략적 제휴를 맺은 한국투자부동산신탁과 무궁화신탁, 코리아신탁 등 3개사 모두 독립계열 신탁사인 것도 이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