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자산운용 운명의 12월.. '단독 CEO' 누가 되나
신한금융그룹이 오는 12월 8일 또는 15일 자경위(자회사 경영관리위원회)를 열어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추천해 내정한다. 올해 말 CEO 임기가 끝나는 곳은 은행과 카드, 라이프를 제외한 총 10곳이다.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를 비롯해 △조재민, 김희송 신한자산운용 각자 대표 △정운진 신한캐피탈 대표 △이희수 신한저축은행 대표 △조경선 신한DS 대표 △정지호 신한펀드파트너스 대표 △김지욱 신한리츠운용 대표 △이동현 신한벤처투자 대표 등이다.
이번 계열 CEO 인선에 금융권의 시선이 쏠리는 것은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의 인선 스타일을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공식 취임하면서 진 회장 시대를 연 신한금융그룹은 사실상 올해 계열사 경영진 인사부터 진 회장이 자신의 색깔을 드러낼 것으로 예고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진 회장이 예년보다 일정을 앞당겨 올 정기 인사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실질적인 첫 인사인 만큼 인사를 기민하게 챙기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중 신한자산운용의 단독 대표 결정이 자산운용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지금은 전통자산 조재민 대표, 대체자산 김희송 대표 등 각자 대표체제이지만 단일 CEO 체제로 바뀌는 것이다.
신한자산운용 통합 CEO에 대한 결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여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룹 안팎에서는 통합 대표를 뽑는데 3가지 예상 시나리오가 관측되고 있다.
우선 주식·채권 등 전통자산을 총괄하는 조재민 대표가 통합 CEO에 오르는 시나리오다. 조 대표의 임기는 2년이지만 추가 1년 연임이 가능한 '2+1년' 임기 체제여서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1962년생인 조 대표는 충암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과 고교 동문이라는 점이 조 대표 주변에서 회자되고 있다.
KB자산운용에서 4년씩 두차례 총 8년간 대표를 역임하고 KTB자산운용(현 다올 자산운용) 대표를 지내는 등 운용업계 베테랑 경영인이 장점이다.
신한운용의 대체투자부문 대표인 김희송 대표가 총괄 사령탑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966년생인 김 대표는 제주 오현고와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이다. 김 대표는 신한프라이빗에쿼티(PE)가 신한대체투자운용으로 새 출발한 지난 2017년 말부터 대표를 맡아 6년간 장수했다. 장수 대표는 단점이자 장점이다.
다른 대체투자 운용사에 비해 보상체계가 약하고 직원의 이탈이 빈번했지만 기존 인력을 잘 다독이며 무난히 끌고왔다는 평가다. 전통 자산에 비해 대체 자산 운용액 성장성이 큰 점도 김 대표에게 어드밴티지다.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가 지난 2018년부터 약 3년간 조재민 대표와 공동 대표를 지냈지만 이후 단일 대표가 됐다는 점은 김 대표에게 플러스 요인이다. 당시 KB운용도 대체투자시장 확대를 눈여겨보고 대체투자 부문 대표 역할을 한 이대표를 단일 CEO로 낙점했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신한금융지주 내 제3의 인물을 대표로 기용하는 안이다. 신한자산운용은 운용액(AUM)이 100조원 이상에 이를 정도로 지주 내 핵심 자회사로 성장했다. 신한자산운용 대표로 선임돼 실력 발휘를 하면 신한금융그룹 차세대 회장 후보 티켓을 거머질 수 있다.
조용병 전 신한금융그룹 회장도 지난 2013년 신한자산운용 전신인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를 지냈다. 이에 신한금융그룹 내 차세대 리더군이 신한자산운용 사장 자리에 적잖이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이들 중 한명이 통합 CEO를 꿰찰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