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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역의 시선으로 본 데이터센터 시장

이인석
- 7분 걸림 -
데이터센터 서버룸 자료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번에 다뤄볼 주제는 요즘 시장에서 가장 ‘핫’한 자산 중 하나인 데이터센터입니다. 솔직히 말해, 태생이 문과인 제게 AI와 데이터센터는 여전히 거리감이 있는 영역입니다. 완전히 이해했다고 하기엔 아직 멀었다고 느끼고 있고, 그래서 더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중입니다. 요즘은 이 둘을 몰라선 어디 가서 투자나 심사를 한다고 말하기도 어려울 정도라, 관련 정보 수집과 리서치가 필수라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도 데이터센터 관련 딜을 옆에서 보긴 했지만, 직접 분석한 경험은 부족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번 리서치를 계기로 이 분야를 더 깊이 들여다보고 싶다는 갈증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과거의 그 부족함이 이번 공부의 원동력이 된 셈입니다.

최근 시장에서 데이터센터의 인기는 2000년대 초반 물류센터 붐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인허가가 실제 착공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생각보다 적은 편입니다. 부동산 금융시장이 여전히 침체 국면에 있는 가운데, 데이터센터는 새로운 대체투자 섹터로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1. 선임차와 매각, 구조가 핵심

요즘 부동산 시장 전반이 침체돼 있다 보니,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전 자산군에서 ‘사전 임차’나 ‘사전 매각’이 중요한 조건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분양 상품이 아니다 보니, 투자자 입장에서는 ‘선임차 조건’의 여부가 주요한 판단 요소가 됩니다.

아직 ‘선매각 계약’까지 체결된 사례는 보지 못했지만, 중소형 자산운용사 중심의 형식적인 매각계약서에는 대주단도 이제 신뢰를 두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현실적인 계약 구조는 사전 임대차 계약이나 위탁운영계약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참고로 선임차를 하게 되면, 해당 임차인을 특정 사용자로 규정하고 상면 임대료를 할인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버가 들어가는 면적에 대한 임대료를 낮춰주는 셈인데, 저는 이를 오피스에서 흔히 제공하는 ‘렌트프리(Rent-Free)’ 혜택과 유사한 개념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구조라면 금융비용의 70% 이상을 커버할 수 있는 조건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물론 100% 커버가 된다면 더 좋겠지만, 아직 그런 딜은 본 적이 없습니다.

또한 데이터센터 특성상 한번 서버나 기자재가 설치되면 이동이 매우 어렵습니다. 이전 과정에서 보안 이슈나 물리적 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량 임차인을 초기에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2. 입지가 중요한 자산

‘데이터센터에 무슨 입지 타령이야?’라는 생각을 처음엔 저도 했습니다. 그런데 계속 들여다보니, 이만큼 입지가 중요한 자산도 드뭅니다.

데이터센터는 사용자와의 거리, 즉 전송 지연(latency)이 성능에 직결되기 때문에 위치가 핵심 경쟁력입니다. 물리적으로 멀어질수록 데이터 전달 속도가 느려지고, 보안 문제도 커집니다. 그래서 실제로 괜찮은 데이터센터는 수도권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3. 수전용량, 이건 기본 중의 기본

데이터센터 관련 심사를 맡았다고 하면서 수전용량을 모른다면, 인수금융을 한다면서 MBK나 IMM 같은 펀드 이름을 모른다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특히 AIDC(AI 데이터센터)는 고성능 GPU가 돌아가는 구조라 기존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많은 전기를 소비합니다. 면적당 전력 소비가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입니다.

규모가 작더라도 네이버가 자랑했던 춘천 데이터센터처럼 최소 40MW 수준은 되어야 ‘제대로 된’ 프로젝트로 취급받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4. 최종 사용자와의 협업이 관건

1번에서 언급한 선임차 조건과도 연결되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누가 이걸 쓸 건데?’라는 질문은 데이터센터 심사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입니다. 수요가 없으면 공실 우려는 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리서치를 하다 보니, 네이버, 카카오, 구글, 아마존 같은 빅테크뿐 아니라, 통신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나 금융회사들도 수요자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최근 연이은 보안 사고와 그에 따른 사회적 파장을 생각하면, 이런 흐름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일 수 있습니다.

이런 기업들이 개발단계에서부터 자본을 투입하거나, 사전 임차 혹은 사전 매입계약을 체결한 프로젝트라면, 투자 안전성은 한층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이들 입장에선 해당 자산을 '사야만 하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니까요.

정리하며

투자와 심사를 하며 느끼는 것은, 결국 ‘미래를 보는 일’이 가장 어렵다는 점입니다. 다만 예측 가능한 미래가 한 가지 있습니다. 산업 자체가 국가 전략 산업으로 채택돼 세금으로 뒷받침되는 경우죠.

현재 여야 가릴 것 없이 AI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고, 데이터센터 역시 그 중심에 서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데이터센터 투자는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꼭 기억해야 할 교훈도 있습니다. 과거 물류창고 붐처럼, ‘넘치는 공급’은 그 자체로 리스크입니다. 투자금이 묶이고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황은 반복돼선 안 됩니다.

오늘 정리한 내용을 체크포인트 삼아, 향후 데이터센터 투자나 심사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P.S> 서버는 요리사고, 데이터센터는 주방이다. 많은 요리사가 모이는 주방처럼, 서버는 데이터센터에 모인다. 클라우드는 그 주방의 요리를 빌려 쓰는 개념이다.
– SMIC, 지앤씨에너지 보고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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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오피니언데이터센터심사역선임차

이인석

이인석은 금융업계에서 투자자산 사후관리, 익스포저 관리 및 신용리스크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은행과 보험사에서 20년 가까이 투자심사와 심사기획 업무를 했습니다. 기업 M&A인수금융 심사에 노하우가 있으며 기업 재무위험 및 재무분석 업무를 장기간 수행했습니다. 앞으로 기업금융이나 심사 관련 주제를 알기 쉽게 풀어나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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