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순위 16위 태영건설, 자금압박에 워크아웃 신청
시공능력순위 16위인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채권단 공동관리)을 신청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앞서 태영건설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으로부터 기업구조조정촉진법상 부실징후기업으로 선정돼 통보받았다. 이에 태영건설은 워크아웃를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워크아웃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라 금융채권자협의회에 의한 공동관리절차다. 채권 금융기관이 거래기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경쟁력을 강화시킴으로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을 높이는 제도다.
태영건설 측은 "채권단-공동관리기업간 자율적 협의를 통해 단기간 진행되므로 성공률, 대외신인도 회복, 채권회수 가능성이 기업회생(법정관리)보다 상대적으로 높다"면서 "채권 금융기관으로부터 신규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으며 기존 수주 계약도 유지가 가능하고 일반 상거래 채권은 정상 지급된다"고 설명했다.
태영건설은 자금보충 조건 브릿지론의 비중이 높아 최근에는 1개월짜리 초단기로 만기가 연장되는 등 자금 압박 부담이 컸다. 상반기 말 기준 우발채무 만기 도래 현황을 보면 본PF가 1조1422억원, 브릿지론이 1조3347억원 등 총 2조4769억원이다. 이 중 1년 내 만기 도래하는 브릿지론이 전체 우발채무의 41.3%이며, 비수도권 사업장 비중은 49.1%에 달했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로 단기 자금조달 시장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나온다. 지난주 태영건설을 비롯해 GS건설, 동부건설의 무보증 사채와 기업어음(CP)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간 중소 건설사 중심으로 리스크가 제기됐지만 시공능력순위 30위권 내 대형 혹은 중견 건설사로 신용등급 하향이 이뤄지며 PF리스크는 주요 건설사로 전이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사업 진행이 지연되고 PF에 금융비용이 누적되며 건설사들의 PF보증잔액은 쉽사리 하락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전날 내년도 건설업황을 전망하는 보고서에서 "경기 부진과 고금리 지속으로 실질 구매력이 저하된 만큼 공격적인 분양가 책정이 쉽지 않고, 건설사 대손의 직접적 원인인 준공 후 미분양 증가 등으로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금융권의 PF 관련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축소로 PF 우발채무 리스크가 현실화해 건설사 자금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외형 축소에 따른 현금 흐름 저하, 금융환경 악화에 따른 자금 소요 등으로 건설사들의 재무 부담은 계속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