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풀 복합개발사업 시공사 선정 "눈치 싸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리풀 복합시설(옛 정보사 부지) 개발사업을 놓고 7개 시공사들이 막판 눈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임차인을 사전에 채우지 않은 대규모 오피스단지인 점을 들며 일부 시공사들이 입찰 참여에 미온적인 가운데 3곳 정도 관심을 보인다.
서리풀 복합시설 개발을 이끄는 엠디엠은 7대 대형 건설사를 상대로 지난 7월 입찰 설명회를 연 데 이어 최근 두차례 걸쳐 사업 관련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이앤씨 DL이앤씨 등이 초대됐으나 이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대형 건설사들이 참여를 주저하는 이유로 우선, 주거분양시설 없이 오피스타운으로 조성되는 점을 꼽는다. 특히 엔드 유저(최종 수요자) 없이 개발이 진행되는 게 우려 요인이다.
이 개발사업은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005-6번지 일대 9만7114.6㎡에 이르는 지구단위계획구역 특별계획구역A 부지에 연면적 17만평 규모의 업무시설 중심단지를 포함한 문화, 연구, 판매시설을 짓는 복합 프로젝트다. 용도상 주거시설이 들어가지 않는다.
건설사 관계자는 "준공시점에 임차인을 채워 담보대출로 전환해 PF대출을 상환하는 구조"라며 "지금은 오피스시장이 활황이지만 준공 시점에 그 많은 면적의 오피스를 채울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PF 조달시 책임준공을 포함해 건설사의 신용보강이 필요하다는 측면도 섣불리 나서지 못하는 배경 중 하나다. PF보증 규모가 많은 현대건설은 보증을 통한 신규 사업 참여를 신중히 판단하고 있다.
견적의 어려움도 따른다. 건설사 관계자는 "워낙 대규모 오피스여서 공사비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면서 "견적 내기가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엠디엠 관계자는 "엠디엠이 PF 풀 펀딩(Full funding)을 받아 공사비를 지급하는 방식이고 시공 참여 건설사는 책임 준공만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일부 대형 건설사들이 사업 참여에 어려움을 표하는 가운데 포스코이앤씨 등을 포함해 3곳 정도 사업에 관심을 갖고 입찰 참여를 검토중이라고 한다. 엠디엠 관계자는 "3~4개 건설사가 질의 응답을 주고받으며 입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엠디엠은 이달 말까지 입찰을 받으려 했으나 다음달 말 입찰 기한을 연장하고 시공사 입찰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본PF 규모만 4조원에 이르는 초대형 개발사업이다 보니 단일 회사 보다는 복수 이상의 건설사가 컨소시엄을 이뤄 시공에 참여해야 한다. 자칫 시공사 선정이 늦어질 경우 연내 본PF 전환과 착공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앞서 서리풀 복합시설 개발 시행법인인 에스비씨PFV는 지난 6월 말 1조2000억원의 브릿지론을 조달했다. 이 자금으로 토지 계약잔금을 완납하고 국방부 소유 옛 정보사 부지의 소유권을 이전받았다 브릿지론은 단일 선순위 트렌치며 토지 감정평가액(2조4000억원) 기준 LTV 50% 이내다.
금융주관사인 신한은행이 전체의 대부분인 9700억원을, KDB캐피탈과 IBK캐피탈 등이 나머지 2300억원을 대출 제공했다. 만기는 내년 6월28일까지 1년이다.
PFV 출자자를 보면 엠디엠그룹내 엠디엠플러스가 보통주 지분 66.4%를 가진 최대주주며 이지스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펀드312호(28.95%)와 신한은행(4.65%)이 주요 주주를 이룬다. 이들 3사컨소시엄은 지난 2019년 국방부가 공매로 내놓은 정보사부지를 1조956억원에 매입했다.
엠디엠은 서초구청으로부터 상반기 건축허가를 득한 만큼 연내 시공사를 선정하고 4조원 규모 본PF 약정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