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로이, 강남권 하이엔드 오피스텔 미분양담보대출에 베팅

아부다비투자청(ADIA)이 출자하고 SC로이(Lowy)가 운용하는 한국 부동산 대출펀드가 서울 서초에 위치한 하이엔드 오피스텔을 담보로 미분양 대출을 집행했다. 금리 하락과 고급 주거 수요 회복에 따라 강남권 오피스텔의 분양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에 베팅한 셈이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 지젤라이프그라피서초 시행사는 지난 23일 3700억원 규모의 준공 후 선순위 담보대출을 조달했다. 분양 이후 남은 PF 미상환 잔액을 미분양 담보대출로 대환(리파이낸싱)하기 위해서다. SC로이가 2200억원, 저축은행 등이 1500억원을 참여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입지경쟁력을 갖춘 강남권 하이엔드 오피스텔의 사업성을 높게 보고 SC로이가 미분양 담보대출에 대규모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6월 말 준공한 이 단지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1593-13 외 6필지에 지하 6층, 지상 22층 규모의 오피스텔 399실을 짓는 프로젝트다. 두손비앤아이와 더그로우가 시행을 맡았고, 한국자산신탁이 관리형 토지신탁을 담당했다. 시공은 두손건설이 맡았다.

라이프그라피는 우면산과 서리풀공원, 신세계백화점, 강남성모병원, 예술의전당 등이 인접해 주거 입지로 우수하다는 평가다. 인근에는 옛 정보사부지인 서리풀업무복합개발, 양재 AI혁신지구 조성, 대규모 재건축단지 등 개발 호재도 이어지고 있어 투자 가치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행사 측은 계약금 5% 정액제, 잔금 30% 7년간 무이자 유예 등 다양한 금융 조건을 제시하며 분양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글로벌 사모대출펀드 운용사인 SC로이는 ADIA 계열 자회사로부터 부동산 부문에 초점을 맞춘 한국 사모신용 전략에 대한 약정을 작년 9월 확보했다. 이 펀드는 한국의 개발업체, 건설사 및 금융기관에 맞춤형 부동산 신용(대출) 솔루션을 제공한다. 주요 투자 대상은 국내 주요 도시의 주거, 상업용 부동산, 물류 프로젝트에 대한 선순위 담보대출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신영의 브라이튼여의도 공사대금채권 대출(1500억원)에 첫 집행한 바 있다.

SC로이 측은 “한국의 사모 대출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SC로이는 혁신적인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는 선도 기업 중 하나”라며 “기존 대출기관으로는 취약한 금융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 투자 및 신용 분석에 대한 SC로이의 경험을 앞세워, 이 펀드는 엄격한 채권 인수 절차를 통해 양질의 기회를 발굴한다는 전략이다. 민간 신용(대출)에 집중함으로써 부동산시장의 소외된 부문에서 기존 대출기관의 자금 조달 갭을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SC로이는 아시아, 중동 및 유럽에서 기회 신용, 특수 상황 및 개인 신용을 전문으로 하는 대체 자산 운용사다. 자산 운용 규모는 16억달러에 달한다. 2009년 설립된 이 회사는 50명 이상의 전문가로 구성된 팀과 함께 9개의 글로벌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한편, 1976년 설립된 ADIA는 아부다비 정부를 대리해 자금을 투자하는 글로벌 투자기관으로, 중장기적인 가치 창출에 중점을 둔 투자전략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