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신용등급 A+/A2+ → A/A2로 하향...PF우발채무 여전히 과중

한국기업평가가 17일자로 롯데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기업어음 및 전자단기사채는 A2+에서 A2로 하향 조정했다. PF 우발채무 축소에도 수익성과 재무안정성 저하가 등급 조정의 핵심 요인으로 꼽혔다.
한기평은 롯데건설의 수익구조가 원가 상승 여파로 저하된 가운데, PF 우발채무 부담 역시 여전히 과중하다는 판단이다. 2022년 말 5.7조원에 달하던 도급사업 PF 우발채무는 본PF 전환과 계열사 지원을 통해 3.1조원까지 줄였지만, 회사의 현금흐름 수준을 감안할 때 부담은 여전히 크다는 평가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시중은행 등과 2.3조원 규모의 공동 펀드를 조성해 만기 연장 필요 채무를 대부분 편입시켰다. 계열사도 후순위로 7000억원을 투입하며 유동성 리스크를 일부 완화했지만, 대형 프로젝트 중심의 미청구공사와 미수금이 누적되며 순차입금은 2025년 3월 말 기준 1.7조원까지 불어났다. 이는 2021년 말(5701억원) 대비 약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109.8%에서 205.8%로 뛰었다. 2024년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15.4% 증가한 7조8,632억원을 기록했으나, 양호한 수익성을 보였던 프로젝트들이 준공되면서 영업이익률은 2.2%로 하락했다. 특히 KT구의역세권 복합개발 등 원가부담이 높은 현장과 미분양 사업장 중심으로 대손상각비도 707억원 반영됐다.

PF 우발채무 가운데 미착공 사업 관련 우발채무도 1.9조원에 달하며, 이 중 홈플러스 관련 개발사업이 8155억원(42.2%)을 차지한다. 홈플러스와의 계약 지속 여부, 임대료 협상, 추가 신용보강 필요성 등이 불확실 요인으로 지목됐다.
한기평은 수익성 개선 시점을 2026년으로 내다봤다. 2021~2022년 착공된 고원가 프로젝트들의 영향이 2025년까지 이어지나, 신규 사업 매출 반영이 본격화되며 EBITDA 마진이 중기적으로 5%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청담삼익, 잠실미성크로바 등 후분양 프로젝트가 2025년 하반기 준공되며 미수금 회수도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2026년부터는 부채비율이 200% 이하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롯데건설은 2025년 말까지 PF 우발채무를 2조원 중반대로 축소할 계획이나, 착공 전환과 분양 성과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하는 만큼, 향후 사업 진행 상황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것이 한기평의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