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I코리아 "자기 스타일에 맞는 오피스투자 시대 올 것"
"저금리 시대에는 입지·호재를 보고 가치상승 기대감에 대출을 많이 받아 오피스를 매입했습니다. 하지만 불확실한 시장과 고금리를 거치면서 투자패턴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코어, 밸류애드, 오퍼튜니스틱 전략으로 자기 성향과 스타일에 맞게 오피스에 투자하는 방향으로 세분화할 것입니다."
NAI코리아의 임소영 기업서비스팀장(팀매니저)은 25일 <딜북뉴스>와 인터뷰에서 앞으로 자기 스타일에 맞는 오피스투자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래 예측이 워낙 어렵다 보니 현재의 호재에 휩쓸린 투자보다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최적의 투자법을 찾을 것이란 얘기다.
핵심 입지의 투자(코어, 코어플러스)부터 매입 후 리모델링 투자(밸류애드), 개발형 투자(오퍼튜니스틱) 등 매수자별 컨디션에 맞는 투자 형태로 나눠질 것이란 게 그의 시장 예상이다.
NAI코리아는 글로벌 4,5위급의 상업용부동산 자문 서비스기업인 NAI의 한국 법인이다. 임팀장은 오피스 임대차와 매입, 매각, 투자자문. 개발시행까지 기업의 상업용부동산 수요에 원스톱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딜북뉴스>는 임 팀장을 만나 오피스시장 트렌드와 의견, 하는 업무 등을 들어봤다.
최근 상업용 부동산시장을 어떻게 보는지?
중소형 오피스시장이 특히 냉각됐다고 본다. 거래 움직임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지난해에 비해 사무실 확장 이전에 대한 문의가 크게 줄었다. 스튜디오나 엔터테이먼트 기업의 이전이 활발했던 서울 신사동에서도 움직임이 없다. 테헤란로의 경우 대로변을 제외한 이면 쪽 빌딩은 비어있는 실정이다.
오피스 시장이 활발하고, 대기 수요가 많다는 매스컴의 전달 내용은 제대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연면적 만평이상인 프라임급 오피스나 7000평 이상의 S급 오피스는 공급이 부족해 대기 수요가 많다. 대기 수요가 길어지면서 공실률이 2%대로 줄고, 임대는 늘어났다. 시장이 안 좋을때 공실률이 5~8%정도인데, 2%는 확실히 낮은 수치다.
하지만 공실률은 서울 핵심지역 프라임급과 S급 건물만 통계를 낸다. 연면적이 작은 건물은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다. 중소형 건물의 공실률이 높고, 임대료 또한 내려갔다. 강남 프라임빌딩의 경우 임대료가 높아도 임차인을 면접보고 가려서 받지만, 중소형 건물은 임차인을 유치하기 힘들다. 아직 시장 회복에는 의문점이 든다. 금리가 낮아지지 않는다면 시장은 어려울 것이다.
앞으로 오피스시장을 예측해본다면?
앞으로는 자기 컨디션에 맞는 스타일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 아직 시장은 불확실하다. 전략적 투자자(SI)와 금융 투자자 모두 시장이 불확실하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투자를 하지 않은것인가?”하고 물으면 “그렇지않다.” 고 대답한다.
시장의 미래 예측이 어렵고, 변수가 많아졌기 때문에 매수 대기자는 이제 더 신중하고 보수적으로 투자에 임하게 됐다.
기존에는 A대기업이 들어온다고 하면 그 주변 건물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매입했다. 또 좋은 입지라고 하면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건물을 사들였다. 지금은 매물이 쏟아져 나오는 등 팔려고 하는 사람이 넘치지만, 매수자들은 전고점 또는 호가 대비 20%는 낮아야 매수를 고려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
이제 앞으로는 가격적 메리트 뿐 아니라 자신의 자금 상태나 기업의 상황을 고려해 투자할 것이다. 자기자본이 많은 대기업이 직원 사무실이 필요할 경우는 코어 자산에 더욱 집중할 것이다. 자본금이 충분하지 않은 패션 기업이 젊은 인재를 영입하고 싶을 때는 성수동의 낡은 건물을 구입해 리모델링하는 벨류애드 전략을 취하는 식이다. 점점 더 자신의 컨디션과 상황에 맞는 자산을 골라 투자하는 방향으로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오피스 공실률에 대한 우려가 많은데 이에 대한 의견은?
작년 10월 뉴욕에서 열린 NAI글로벌 리더십 컨벤션에 참가했는데 뉴욕 거리가 텅텅 빈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왔다. 뉴욕 중심지 두 건물 중 하나가 비어 있었다. 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인력 감축 등이 주요 원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리먼쇼크 때와 다를 바가 없는 수준의 공실률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은 핵심지역 오피스 회복세가 강하다. 인도 등 신흥국의 경우 산업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많은 오피스를 필요로 하고 있다. 아시아에선 모여 일하는 문화적인 특성도 한몫했다고 본다. 한국을 포함한 동남아에선 코로나에도 회사 출석률이 주 3일 이상이라는 분석보고서가 있다. 재택 근무가 활발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한국을 살펴보면, 우수한 입지의 오피스는 여전히 견고하다. 코로나와 금리 등의 영향이 크지 않다. 코로나로 반사이익을 누리며 성장했던 무신사와 에이블리와 같은 플랫폼 쇼핑회사 또는 유니콘기업의 이전 움직임이 핵심 지역 오피스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로 큰 투자를 유치받는 신생 기업이 많이 나오고 있으며, 그 기업의 '플라이 투 퀄리티' 즉, 더욱 질좋은 오피스로의 이전 갈망이 계속되고 있다.
NAI코리아에 대해 소개해달라
NAI는 미 뉴욕에 헤드오피스를 가지고 있으며, 전 세계 40개국에 368개 지점을 가진 글로벌 상업용부동산 서비스회사다. 관련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 4,5위에 오르고 있다.
NAI코리아는 2012년 한국에 들어왔고, 현재 80명 정도의 임직원이 있다. 상업용 부동산과 관련된 임대부터 매매, 시장조사 등 풀서비스를 제공한다. 주된 고객사는 대기업이나 운용사다.
NAI코리아의 특징적인 것은 부서를 별도로 나누지 않았다는 것이다. 보통 부동산 자문사들은 오피스, 캐피탈, 매매 등 별도의 부서를 이뤄 업무를 진행하지만, NAI코리아는 부서를 나누지 않고, 에이전트 한명이 상업용 부동산과 관련한 전반적인 업무를 진행한다. 각 에이전트가 오피스임대부터 매매, 그리고 시장분석까지 모든 것을 아우르는 전문가다. 딜을 추진할 때마다 사업에 맞는 전문가들이 모여 팀을 구성한다.
구체적으로 하는 업무를 알려준다면?
임대나 매각, 리서치라는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고객이 요구하는 업무를 진행한다. 여러 일이 있지만 그 중 임대차와 매각에 관련된 업무가 주를 이룬다.
매각을 진행할 경우에는 먼저 가망 매수자를 찾는다. 이것을 ‘태핑한다’라고 한다. 건물의 특성과 지역특성을 고려해 자금력이 있는 매수자를 찾는다. 건물의 크기나 상태, 그 지역의 업종군 등을 조사하고, 호재가 있는 기업, 확장 이전 이슈가 있는 기업을 찾아 매수를 제안하는 일을 한다.
이를 위해 사업을 진행하기 전이라도 부동산시장의 동향을 살피고, 지역특성에 대해 조사하며, 실 사용자가 될 잠재 매수자들이 누가 있는지 등을 끊임없이 업데이트한다.
벤처캐피탈(VC)로부터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받아 투자를 유치받은 기업이 있는지도 틈틈히 찾아본다. 이런 기업은 오피스 매입이나 사무실을 이전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자산 운용사의 업무였던 재무 모델링도 진행한다.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고객사는 단순 중개가 아닌 물건에 대한 깊은 이해도와 전문성을 요구한다.
운용수익과 운용비용을 계산해 투자시 수익률이 얼마인지 계산하고, 호가가 어느 정도인지 살펴본다. 비슷한 입지의 물건을 추출하고, 지역 섹터의 가망매도인이 얼마에 팔고 싶어하는 지 등도 조사한다.
단순 수익률만 제시했던 과거와 달리, 정확한 정보와 수치를 제공하기 위해 타당성 분석과 민감도 분석까지 진행한다. 신뢰성을 높여 고객사의 니즈에 맞는 전략을 제시하기 위함이다.
일하는데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있는지?
진정성이 가장 중요하다. 직업 특성상 프로젝트 별로 인센티브를 받다보니 돈만 쫓아다니게 될 가능성이 있다. 딜 클로징(거래 종결)이 안되면 몇년간 쏟은 노력이 물거품이 되기 때문에 남의 땅을 침범한 건물이거나 하자있는 건물임에도 모른척하고 딜을 성사시키고자 하는 에이전트가 간혹 있다. 이는 경계해야할 유인이다. 돈을 받았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진정성있게 임할 때 고객사도 그 여운을 느낀다.
몇 년간 자문 진행했던 사업이 예측하지 못한 변수로 사업성이 없어졌을 때 매수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고 고객에 조언한 바 있다. 고객이 꼭 사고자 했고 딜이 성사돼야 보상받을 수 있었지만, 고객의 사업성을 고려했을 때 중도에 포기했다.
당장은 손해라고 생각이 들지만, 오래 갈 수 있는 관계를 맺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고객사에는 전 재산일 수 있음에 더욱 진심을 담고 있다. 고객사가 여운이 많이 남는다며 다시 찾아주는 일이 많은데, 이때 보람과 가치를 느낀다. 다음에 다른 사업을 제안해주기도 하고, 다른 고객사를 연결해주기도 한다. 결국에는 물거품이 되지 않고, 이름과 업력이 남는 것이다.
일 할 때 가장 힘들었던 것은?
업무 로드가 걸리는 경우가 힘들다. 시간과 체력은 한정적인데, 물건이 쏟아질 때 힘들다. 한 건마다 분석하고 조사하고 진행해야할 절차들이 많은데 시장상황에 따라 한꺼번에 물량이 쏟아지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몸이 한개로 부족하다.
또한 법률적인 문제나 매수자, 매도자의 변심 등 예상치 못한 일로 계약이 깨질 위험이 왔을 때 힘들다. 1~3년간 공들인 계약이 물리적 실사나 법률적 실사로 인해 예상치 못하게 계약이 깨져 모든 것이 물거품 될 때 허탈함을 느낀다.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이 있는지?
코로나19와 같이 예측되지 않는 변수가 시장상황을 뒤흔드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예측이 어려운 변수도 계수를 사용해 분석이 가능하도록 만들고 싶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나 코로나19와 같은 상황에서 시장이 요동치는 것은 외부요인뿐 아니라 일정부분 사람의 공포심리나 욕망 등이 작용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의 마음을 숫자로 만든다는 것은 어렵지만 계수를 만들어 시장에 대한 분석을 좀 더 디테일하고 정확한 정보로 변환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
또한 세대별 특성과 부동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공부하고 싶다. 최근 인스타그래머블, 유튜브 PR과 같은 것이 부동산에도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에 특정 지역의 사진을 업로드하는 것이 유행이 되면 그로 인해 그 지역의 상권이 활성화 되고,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처럼 젊은 세대의 움직임이 부동산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여러 세대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특히 파급력이 큰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를 이용하는 젊은 세대들의 영향력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이다. 젊은 세대가 주된 소비층이 될 것이다. 젊은 세대의 특성이나 문화를 아는 것이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열쇠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