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간선도로 지하화, 고정금리 4.9%에 대주모집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민간투자사업이 선순위 대주단 모집에 들어갔다. 대출 만기 22년에 고정금리 기준 연 4.9% 이자 조건이다. 신용보증기금(산업기반신보)의 보증부 대출이라고 하지만 5% 이하 금리는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시행사인 동서울지하도로(대우건설컨소시엄)와 주선기관인 국민은행 등은 이달 들어 금융사를 상대로 선순위 대주단 모집을 시작했다. 이어 내달까지 대출확약서(LOC)를 받아 늦어도 10월까지 금융약정을 체결할 방침이다. 이 사업은 수익형 민자사업(BTO)으로 오는 12월 말 착공해 2028년 12월 말 준공하고 2058년 12월 말까지 30년 운영하는 사업이다.
선순위 대출약정액 7500억원(신용공여 대출금 500억원 포함) 가운데 모집대상액은 2200억원이다. 약정액은 대출금A(고정금리) 2100억원, 대출금B(변동금리) 940억원, 대출금C(변동금리) 3960억원, 신용공여대출금(변동금리) 500억원으로 각각 나뉜다. 이 중 모집 대상액은 대출금A(고정금리) 1260억원과 대출금B(변동금리) 940억원이다.
선순위 대출금 A,B,C 총 7000억원은 신보가 전액 보증하며 대출기간은 22.25년이다. 금리조건을 보면 고정금리가 연 4.9%다. 변동금리의 경우 B트랜치가 양도성예금증서(CD)+1.5%, C트렌치가 CD+1.7%다.
선순위 대출금의 채권 보전장치로는 신보 보증에다 건설출자자의 책임준공, 비재무출자자(건설출자자+운영출자자)의 책임운영 및 자금제공 의무 등이 있다. 여기에다 만성 정체노선인데다 서울~성남고속도로도 연결될 예정이어서 교통수요가 높은 편이다. 시행사 측의 교통량 추정치에 따르면 운영기간 30년 동안 하루 15만5474대가 이용할 것으로 예측됐다.
대금회수 안정성이 높음에도 금리 수준이 너무 박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예비 대출기관인 보험권에서 나온다. 통상 장기자금 운용을 선호하는 보험사들이 민자사업의 장기 고정금리 대출을 맡아왔다. 그런데 고금리 환경에서 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면서 장기의 낮은 수익사업에 머물고 있는 민자사업에 대한 관심이 멀어진 상태다.
금리인하기에 리파이낸싱으로 인해 장기 자산으로서의 매력도가 떨어진 점,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 영향으로 만기가 긴 인프라자산의 위험계수가 높아진 점 등도 보험사가 등돌린 요인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조달금리가 높아 최소 6% 이상 금리가 돼야 투자를 검토해볼만하다"면서 "최근 보험사 대체투자 파트가 국내 정통 인프라를 떠나 수익률이 높은 해외 인프라나 에너지, M&A인수금융으로 투자처를 다변화한 상태"라고 말했다.
때문에 여러 보험사 보다는 국내 민간투자 자산에 목표 실적을 할당해놓은 일부 대형 보험사나 기관 투자자 위주로 이번 대주단 모집 물량이 소화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이에 주선기관은 전체 약정액 중 대주 모집액을 적게 잡고 나머지 대부분의 금액은 주선기관이 인수하는 형태로 금융조달 전략을 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선순위 대출금 외에 후순위 대출약정액은 2870억원(2370억원+500억원), 재무출자자(FI) 자본금은 887억원이다. 후순위 대출금의 만기는 28~34년, 금리는 연 10~12%다. 후순위 대출금과 FI자본금 등 총 3257억원은 펀드에 담긴다. 이 펀드 투자는 맥쿼리인프라, 교보AIM자산운용, KB자산운용, KDB인프라자산운용, 우리글로벌자산운용 등이 참여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부간선도로 지하화사업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삼성IC)에서 서울 성북구 석관동(월릉IC)를 잇는 왕복 4차로 10.1km 노선을 건설하는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