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PF유동화시장, 만기 3개월 이하 전단채 쏠림 심화..금리 불안 반영
지난해 전체 유동화증권 발행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부동산PF의 만기 3개월물 이하 전자단기사채(전단채, ABSTB) 발행 쏠림이 심화됐다. 전단채를 3개월 이하로 발행하면 절차가 간소한데다 금리 인상 속도가 가파르면서 만기 3개월 이상 전단채를 찾는 투자수요도 적었기 때문이다.
1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금리 인상 여파에 2022년 말 유동화증권 발행잔액(348조8362억원)이 전년 말에 비해 15.2% 감소하는 등 유동화시장이 전반적으로 어려웠다.
이 중 1년 이하 단기물 시장을 보면 우선,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과 전단채가 자산 구성면에서 다른 모습을 보였다. ABCP는 정기예금, CDO(부채담보부증권), 부동산 PF의 순으로 구성된 반면 전단채는 부동산 PF, CDO, 기타의 순이었다. 단기물의 신용등급 분포를 보면 A1의 비중이 매년 80% 이상을 차지했다.
ABCP는 자산 비중이 높은 정기예금, 부동산PF의 발행액이 감소해 총 발행액(191조6000억)이 전년 대비 18.2% 감소했다. 반면 전단채는 부동산 PF를 기초로 한 단기물 쏠림 심화로 단기 차환 발행이 증가함에 따라 발행액(313조4000억원)이 전년 대비 40.6% 증가했다.
한기평 측은 금리 상승이 급격히 이뤄졌을 뿐만 아니라 추가 금리 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초단기물로 발행되는 전단채 수요가 증가한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ABCP는 만기 6개월~12개월의 비교적 장기물로 발행되는 비중이 높다. 이는 6개월~12개월 만기의 정기예금 대부분이 ABCP로 발행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전단채는 거의 대부분이 3개월 이하로 발행되고 있다. 이는 유가증권 신고서 제출의무와 관련된 제도 때문이다.
전단채는 공모로 발행해도 만기 3개월 이하면 유가증권 신고서 제출 의무가 면제돼 발행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들어 금리 상승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3개월 이상의 유동화증권에 대한 수요가 급감한 점도 전단채 쏠림을 부채질했다.
3개월 이하 전단채 발행 쏠림은 금융경색시 유동성 위기를 초래하고 자금조달 비용을 상승시키는 등 채권시장의 안정성을 손상시킬 위험이 있다. 이에 1년 이상의 장기 유동화증권의 발행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한기평은 지적했다.
김종각 한기평 SF2실장은 "올해 금리인상 속도가 완화될 것으로 전망되나, 고금리가 지속될 경우 부동산 개발 및 분양 등이 위축돼 유동화증권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 PF 부문은 기존 사업의 차환에만 의존하고 신규 사업 추진은 부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