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리츠, 개발시장에 어떤 변화 가져올까

국토교통부는 지난 21일 ‘부동산 산업 선진화를 위한 리츠 및 PF 정책 설명회’를 열고, 리츠와 부동산 PF 관련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기고에서는 설명회 주요 내용 가운데 ‘프로젝트 리츠(Project REITs)’가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과 과제를 짚어보겠습니다.
프로젝트 리츠란 무엇인가
프로젝트리츠는 개발 초기부터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된 새로운 형태의 리츠입니다. 기존처럼 국토부 인가를 받을 필요 없이, 설립 등기 후 6개월 이내에 설립 신고만 하면 사업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후 신고 후 20일 내 수리 여부가 통지되며, 곧바로 개발이 가능해집니다.
이는 PFV(프로젝트금융회사)의 간편성을 리츠에 접목한 모델로, 2025년 PFV 세제 혜택 일몰을 앞두고 리츠가 대체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리츠 도입으로 기대되는 효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신속한 사업 착수: 인허가 대기 시간 단축, 빠른 개발 개시 가능
공시·보고 의무 축소: 전략 노출 최소화로 사업 기밀 유지
대주주 지분 제한 완화: 1인이 50% 초과 보유 가능 → 책임 있는 의사결정과 신속한 추진 가능
인가에서 신고로의 전환, 그리고 규제 완화로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다양한 AMC와 자산운용사들이 리츠를 통해 개발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됩니다. 리츠 시장의 외연 확장도 기대됩니다.
‘운영까지 책임지는 개발’ 모델의 확산
정부는 단기 분양 위주의 개발을 넘어, 개발사가 직접 자산을 보유·운영하는 책임운영형 모델로의 전환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단순 매각 차익이 아닌, 지역 수요에 맞는 특화 개발과 랜드마크 창출로 지역 가치를 끌어올리는 방식입니다.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은 유인책이 제시되었습니다.
책임운영을 약속한 리츠에 공공택지 내 우량 용지 우선 공급
민간 토지주가 현물출자할 경우 법인세·양도세 이연 혜택
시행사가 직접 운영할 경우 용적률 완화 및 기부채납 부담 완화 등 도시계획 인센티브 제공
이러한 유인책은 개발-운영-수익의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지역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미칠 변화
프로젝트 리츠는 시장 전반에 다음과 같은 구조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대형 복합개발 가속화: 쇼핑몰, 오피스, 레지던스 등이 결합된 복합 프로젝트 확대. 수요 맞춤형 테넌트 믹스를 통해 안정적 임대수익 구조 확보
신도시 개발의 질적 향상: 장기 비전을 기반으로 초기 상권 침체를 완화하고 직주근접형 자족도시 실현 가능
도심 재개발 및 재생사업 활력: 리츠 참여 확대와 세제 혜택을 통한 토지 확보 유인 강화
신규 섹터 투자 확대: 데이터센터, 헬스케어, 신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도 리츠 활용 가능
프로젝트리츠는 PF 대출 경색, 고금리 기조 속에서 자본시장 기반 개발금융의 새로운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장기 운영을 전제로 한 개발 구조는 난개발을 억제하고, 시장 안정화와 국민의 간접투자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제도적 한계와 남은 과제
제도 개선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리츠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특히 세제, 회계, 자금조달 구조 등 다양한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합니다.
1. 세제 이연 없이는 실질적 유인 부족
현재 개발사가 자산을 리츠로 이전하거나 합병할 경우, 양도소득세와 법인세가 그대로 부과됩니다. 이러한 세금 부담이 해소되지 않으면 리츠로의 전환은 사실상 어려운 선택입니다. 한 부동산금융 전문가는 “프로젝트 리츠의 성공은 기획재정부의 세제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2. 중소 시행사 참여에 제약
정부는 부실 프로젝트를 임대형 리츠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추가 자금 출자와 임대 운영 부담이 전제조건입니다. 자본 여력이나 운영 경험이 부족한 중소 시행사에는 현실적인 진입장벽이 될 수 있습니다.
3. 회계상 배당 구조의 비현실성
리츠는 상법상 누적 손실을 해소해야 배당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개발 기간 동안 들어가는 법무비, 인허가비, 금융비용 등이 자산화되지 않고 당기비용으로 처리되면서 누적 손실이 커집니다. 이로 인해 개발이 끝나고 수익이 발생해도 배당으로 전환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결국, 프로젝트 리츠의 핵심인 ‘운영 수익을 배당으로 돌리는 구조’가 현실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 보완이 필요합니다.
마무리하며
프로젝트 리츠는 자본시장 기반 개발의 전환점을 마련하는 제도입니다. 그러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순 규제 완화에 그치지 않고, 세제 유연성, 회계 기준의 현실화, 중소 사업자 지원 체계 등 다층적인 정책 보완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시장 참여자들의 신뢰와 실질적 유인을 이끌어낼 수 있는 구조적 접근이 병행될 때, 프로젝트 리츠는 부동산 개발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제도로 자리잡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