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송도 관련 딜들이 이어지면서 현장실사를 여러 차례 다녀왔습니다. 심사 대상으로는 오피스 빌딩도 있었고 PF 사업장도 있었습니다.
송도를 갈 때마다 느끼는 점인데, ‘송도를 인천이라는 도시 범주에 단순히 끼워 넣는 것이 과연 맞을까?’ 하는 의문이 늘 듭니다. 기존 인천 구도심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계획도시’라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의 주제는 바로 ‘심사역 시각에서 바라본 송도 부동산 시장’입니다.
참고로 저는 해당 지역 아파트나 분양권에 투자한 이해관계인이 아님을 먼저 밝힙니다.
첫째, 주택 시장입니다. 1 ~11공구 중 하나를 선택한다면 개인적으로는 3공구 아파트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기반시설이 덜 갖춰졌거나 진행 중인 지역보다는 이미 완성 단계인 곳을 선호하는 성향 때문입니다.
최초 조성지역인 1·2공구와 붙어 있고, GTX-B 노선 출발점인 인천대입구역과 인접해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보였습니다. 실사 당시(7, 8월) 35평형 매매가는 11억~12억원수준이었는데, 이는 서울 20평대 아파트 가격과 맞먹는 수준입니다. 직장이 송도 인근이라면 충분히 고려할 만한 선택지라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둘째, 일반 상가입니다. 회복세이긴 하지만 여전히 공실이 많았습니다. 공급이 완료 단계에 들어선 아파트와 달리 상가는 여전히 신규 공급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임대차 현황을 직접 확인해봤지만 긍정적인 평가는 어려웠습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천 지역 상가 공실률은 19%를 넘어섰습니다. 결국 송도 상가 시장 분위기는 인천 구도심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셋째, 대형 오피스 빌딩 시장입니다. 판단이 가장 애매한 영역입니다. 최근 들어 대형 오피스 빌딩 매물 소식이 나오고 있지만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감정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주변에 개발 가능한 부지가 여전히 많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로 인해 상가나 오피스 부지 매각 입찰이 자주 유찰되고 있었습니다.
다만 공사 원가 상승과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리스크를 고려하면, 새로 짓기보다 컨디션이 좋은 기존 오피스를 매수하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 선택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는 대주단 입장에서 주목할 만한 포인트라고 봅니다.
넷째, 가격 상승을 자극할 이벤트입니다. GTX-B보다 송도 세브란스병원 준공이 더 큰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계획대로 대형 병원이 들어선다면 추가 상승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본 부지 규모를 고려하면 단기간에 현실화되기는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상당한 자금 투입이 필요한 만큼 연세대 재정 여력이 관건이 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정리하자면, 현 시점에서 송도는 ‘일산보다는 낫지만 분당에는 못 미친다’는 평가입니다. 주택 가격 변동성이 커 투자 매력도는 떨어져 보입니다. 특히 최근 언론에서 낙폭 과대라고 보도되는 8공구 상황은 꽤 심각했습니다. 향후 송도 바이오단지의 활성화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는 미지수지만, 학군을 포함해 여전히 애매한 위치에 서 있는 듯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은 개인 심사역의 투자 관점에서 작성된 의견임을 다시 한번 강조드립니다. 성공적인 페스티벌로 자리 잡은 펜타포트처럼, 투자자들의 성공 사례도 조만간 송도에서 나오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