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메리츠證, 부동산 사모펀드 운용...IB영역 확장
NH투자증권과 메리츠증권이 부동산 사모펀드를 직접 운용하는 등 투자금융(IB)영역을 확장한다. IB들도 GP를 등록하고 기관전용 사모펀드를 직접 운용할 수 있도록 자본시장법이 개정되면서 신사업 모델에 뛰어든 것이다.
NH투자증권은 딜 소싱부터 금융조달, 운용, 매각까지 전 사업과정을 아우르는 2000억원 규모 부동산 기관전용사모펀드(PEF)를 설립했다고 28일 밝혔다. 이어 5~6개 시드성 자산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 2021년 4월 자본시장법이 개정돼 PE들도 기관전용 사모펀드 자산운용업(GP)을 할 수 있게 되면서 NH투자증권이 증권사 중 처음으로 펀드를 출시한 것이다. 개인이 아닌 금융사와 같은 기관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투자하는 형태다.
이 펀드는 그룹 시너지 강화 차원에서 전체 출자액의 60% 이상을 농협금융그룹에서 유치했다. 나머지는 부동산 개발사, 공제회 등이 보탰다. 리모델링·증축 등을 거쳐 부동산 가치를 높이는 밸류애드(Value-Add)와 개발 또는 부실자산을 매입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오퍼튜니스틱(Opportunistic)을 주요 투자전략으로 하고 있다. 업무시설, 상업시설, 분양형 사업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계획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연말 조직 개편에서 부동산금융 전문 역량을 보유한 인력 중심으로 부동산PE부를 신설했다. 부동산 PEF는 장기 시각에서 사업 전반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업무 난이도가 높아 운용역의 역량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부동산PE부는 주선이나 셀다운 등의 단기 비즈니스에서 벗어나 중장기형 토털서비스 사업모델을 표방한다.
NH투자증권 안현진 부동산PE부장은 "글로벌 IB는 부동산펀드를 직접 운용함으로써 시장지배력을 강화했다"면서 "국내 1호 부동산 PEF를 통해 IB부문의 사업영역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시티센터타워(옛 쌍용양회빌딩) 리모델링을 시작으로, 파크원, 브라이튼 여의도, 앙사나레지던스(옛 NH투자증권 사옥) 등 굵직한 거래를 성사시키며 부동산투자 전문성을 쌓았다.
메리츠증권도 상반기 중 기관 자금을 모아 3000억원 규모의 부동산 사모펀드를 조성한다. 펀드 운용을 위해 지난달 기관전용 사모펀드 GP 등록을 마쳤다.
목표 설정액 중 일부는 메리츠금융그룹의 자기자본(PI)으로 출자할 방침이다. NH투자증권의 사모펀드가 지분을 투자하는 에쿼티형 펀드라면 메리츠증권의 사모펀드는 대출형 펀드다.
펀드는 주로 부동산 PF 선순위 대출 또는 실물 부동산의 선순위 담보대출에 투자할 예정이다. 경기 침체와 금융시장 불안으로 에쿼티(지분) 투자보다는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대출채권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최근 사모대출펀드가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은 깐깐한 PF대출 심사로 유명해 기존의 고유재산 계정은 물론 고객(기관) 자금 운용 측면에서도 차별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