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뛴 캠코PF펀드, 벌써부터 브릿지론 사업장 몰린다
금융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브릿지론 사업장이 벌써부터 자산관리공사(캠코)의 PF사업장정상화지원펀드(캠코 PF펀드)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금리에 비해 낮은 비용으로 신규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데다, 지원 이후에도 대주단 협약 적용에 비해 자율적으로 금융기관이 의사 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돼서다.
28일 캠코 PF펀드의 위탁운용사에 따르면 브릿지론 또는 '착공 전 본PF사업장' 대주단이 이들 운용사에 몰리고 있다. 양도나 사업자금 대여, 투자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서다. 캠코PF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지난 14일 운용사로 공식 선정된 이후 브릿지론 딜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현재 의뢰를 받은 여러 사업장에 대해 사업성과 지원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기 연장에 어려움을 겪거나, 추가 사업비 조달이 시급한 브릿지론 사업장들이 주로 캠코 PF펀드를 찾고 있다. 분양시장이 좋지 않아 본PF로 전환하지 못한 채 금융기관들이 물려 있는 사업장들이다. 지난해부터 연장에 연장을 하다 더 이상의 연장에 한계를 보이자 캠코PF펀드를 두드리고 있는 것이다.
캠코PF펀드는 8월까지 1조원 규모로 조성된다. 캠코 5000억원, 민간 투자자 5000억원을 출자해 2000억원 규모 5개 펀드로 설정된다. 사업장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500억원 지원 가정시 20개 PF사업장을 정상화할 수 있는 규모다. 신한자산운용, KB자산운용, 이지스자산운용, 코람코자산운용, 캡스톤자산운용 등 5개 운용사가 각 1개 펀드를 운용한다.
브릿지론 사업장이 캠코 펀드를 찾는 이유는 우선 금융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PF시장 금리는 올인(수수료 포함) 기준 선순위 9~12%, 후순위 20%를 넘는다. 반면 캠코PF펀드가 제시한 IRR(내부수익률)은 8.0% 내외다. 한 PF금융기관 관계자는 "후순위 채권을 캠코 펀드로 출자 전환하면 20% 금리가 8%대로 낮아진다는 얘기"라며 "금융비용 감축 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브릿지론 대주단이 캠코PF펀드를 찾는 또 다른 이유는 펀드 자금을 지원받아도 금융기관의 의사 결정이 어느정도 보장될 것이란 기대에서다. 이는 공동관리 성격의 대주단 협약과 대비되는 장점으로 꼽힌다.
캠코PF펀드의 투자 방식은 PF채권 인수·결집을 통한 정상화(60%), 사업 정상화를 위한 필수 사업비 등 신규 자금 대여(20%), 기타 운용사 자율방식 투자 등의 투자유형(20%)으로 구분해 운용된다. 즉 펀드의 40%를 활용해 신규 자금을 대여받거나 투자를 받아 자체적으로 정상화할 수 있는 길이 있는 셈이다. 펀드 자금의 60%로 쓰이는 정상화 방식은 제한 경쟁 입찰을 통해 사업장 양수도가 이뤄진다.
금융사 관계자는 "캠코펀드 40%를 활용하면 민간 스페셜시추에이션(SS)펀드와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대주단 협약에 넘기지 않고도 공적 펀드를 이용할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운용사들은 8월까지 펀드 출자금 모집과 설정 등을 거쳐 9월부터 PF채권을 인수한 뒤 권리관계 조정, 사업·재무구조 재편, 사업비 자금대여 등을 통해 PF 사업장 정상화를 지원한다.
한편 캠코는 자산운용사들의 자율적 사업장 발굴과 별도로 은행연합회 등 전 금융업별 단체를 상대로 이달까지 정상화 가능 PF사업장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다. 캠코는 30일까지 접수된 PF사업장 정보를 자문사(회계법인)에 제공해 투자안내서(티저 메모)를 작성한 후 5개 운용사에 배포한다. 5개 위탁 운용사만을 상대로 이들 PF사업장 인수를 위한 제한적 경쟁 입찰을 벌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