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시장서 영역 넓히는 산기반신보..업계 "후순위도 보증했으면"
산업기반신용보증기금(산기반신보)이 민자시장에서의 역할을 점점 늘리고 있다. 주요 자금원인 은행과 보험사를 상대로 PF대출 보증을 확대함으로써 움츠러든 민자시장의 활력소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업계는 선순위 뿐 아니라 중, 후순위 대출에 대한 보증도 요청하지만 산기반신보는 아직 부정적인 입장이다.
1일 민자업계에 따르면 산기반신보가 민자사업 추진을 위한 협상 전반에 참여해 보증을 지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올 들어 `서울아레나 복합문화시설 민자사업(BTO)'의 대출금 3750억원에 대해 보증 지원을 결정했다. 음악전문공연장 민자사업에 대한 신보 보증은 이번이 처음이다.아울러 내년 초 나올 부산 승학터널과 경찰청 어린이집 사업에 산기반신보가 참여하기로 했다.
산업기반신보는 지난달 1일부터 사업당 보증한도도 5000억원에서 7000억원으로 상향했다. 민자사업자의 원활한 자금 조달과 사업시행자 금융비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민간투자법 시행령을 개정한 것이다. 이로써 수도권광역철도(GTX) 및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 등 대규모 사업에 보증 지원이 가능하게 됐다.
앞서 산기반신보 보증 수수료도 비용으로 인정할 수 있도록 지난해 3월 민간투자사업 기본계획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PF사업의 총 사업비를 산정할 때 금융부대비용 중 산기반신보 이용에 따른 보증수수료가 포함돼 사업시행자의 금융비용 절감과 수익률 향상에 기여하게 된다. 이 역시 올해 서울아레나 보증 사업에 최초 적용됐다.
산기반신보는 아울러 사업시행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인프라보증 수수료를 일부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보증료 인하는 빠르면 이달 중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민투심) 회의 안건에 상정해 통과돼야 시행될 수 있다.
산기반신보가 침체에 놓인 민자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전방위 영역을 확대해 나가자 민자업계는 그 역할을 더욱 공격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레고랜드사태발 신용 경색과 자금조달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선 선순위 대출금 위주 보증에서 벗어나 중순위대출 및 후순위대출 보증 제공으로 역할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황우곤 쿠도에셋파트너스 대표는 "해지시 지급금 내 선순위 대출금을 보증해주는 것은 보증 효과가 높지 않다"면서 "중순위 100% 보증이나 후순위의 70% 부분 보증을 하면 보증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산기반신보 관계자는 "후순위는 주주 차입 성격이 강해 한정된 보증 재원으로 여러 리스크를 질 수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