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인하 속 변동금리 탐색하는 개발 사업주
미국의 금리 인하에 따라 국내 금리 인하 기대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부동산 개발 사업주들이 변동금리 대출 트랜치를 주목하고 있다. 금리를 현 시점에 고정하는 것보다 앞으로 금리 하향세를 반영해 금리 유연성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3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이 100% 출자한 서울역북부역세권개발과 금융주관사인 국민은행은 서울역북부 역세권 개발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2조원 규모 PF대출 모집이 한창이다. 오는 10월 28일 8000억원의 브릿지대출 만기 이전에 본PF로 전환할 계획인데, 주목할 점은 1조4000억원에 이르는 선순위 대출 전액을 변동금리로 모집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사 기간을 포함해 사업기간이 장기인 점을 고려하면 고정과 변동금리를 혼합할 법하지만 한화 측은 변동금리에 집중하고 있다.
변동 금리는 양도성 예금증서(CD) 91물 + 가산금리로 이뤄진다. 이날 오후 기준 CD 91일물은 3.53%다. 한화 측은 서울역북부 개발사업의 사업성이 우량하다고 보고 시중 은행 중심으로 변동금리 대주단을 구성한다는 전략이다.
미 금리 인하에 따라 서울역북부 개발사업 외에도 변동금리 비중 확대를 검토하는 사업주들이 늘 전망이다. 지난 1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기준금리를 5.25~5.5%에서 4.75~5.0%로 인하했다. 이에 금융시장에선 한국은행이 연내 한차례 정도 기준금리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0월 11일과 11월 28일 연내 두차례 회의를 남겨두고 있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대부분 시장에 선반영된데다 국내 부동산가격 상승 및 가계부채 증가 변수로 인해 시장금리 하락 속도가 기대치보다 완만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지난 9월 평균 3년 및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2.9%, 3.0% 수준으로 이미 두 차례 이상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23일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 3.5%)을 반영했다.
김태현 한국기업평가 금융1실 실장은 "한국의 기준금리와 시장금리에는 미국으로부터 오는 대외요인과 국내 물가 및 경제성장률 외에도 가계부채와 부동산가격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2024년 4분기와 2025년에도 한국 시장금리 하락의 속도와 폭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