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매물출회·사옥수요' 등 내년 상업용부동산 키워드
2024년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경기 회복의 실마리'를 엿보는 해가 될 전망이다.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미국 금리 인상세가 멈추며 투자심리도 다소 살아날 것으로 보여서다.
다만 금리 인상이 멈춰도, 부동산 담보대출 금리는 높은 수준을 유지해 회복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 경기가 완전히 돌아설 때까지는 올 하반기의 시장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
21일 부동산 서비스기업 알스퀘어는 2024년 상업용 부동산시장 키워드로 △터널 빛이 보이는 금리 인상 △줄 잇는 상업용 건물 매물 출회 △사옥 매입 수요 지속될 것 △핵심 업무권역으로 부상하는 마곡 △엇갈리는 비 오피스 시장을 꼽았다.
◇끝이 보이는 금리 인상
미국 기준금리 인상 종료에 따른 기대감으로 얼어붙었던 국내 상업용 부동산시장 투자 심리가 녹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6월 9.1%(전년 동월 대비)로 치솟았던 미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올해 10월 3.2%로 내려왔다. 물가 안정으로 연방준비제도(Fed∙이하 연준)의 금리 인상이 멈출 것이란 전망이다.
오피스빌딩의 경우, 2023년 서울∙분당 거래액은 약 10조원으로, 전년 대비 30% 이상 줄었다. 금리 인상 여파로 자금 조달 비용이 치솟은 탓이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과 다르게 시장 분위기가 '최악은 아니다'는 평가다.
미국은 하이브리드 업무에 따른 높은 공실률과 대출 리스크가 있지만, 국내 오피스 임대료는 상승세다. 주요 업무권역 공실률은 2%대를 유지하고 있다. 알스퀘어 측은 "금리 인상이라는 불확실성이 사라지는 것만으로 분위기가 전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줄 잇는 상업용 건물 매물 출회
대형 오피스 매물이 시장에 쏟아진 2023년에 이어, 내년에도 대형 부동산이 시장에 잇따라 등장한다. 불확실한 경기 전망에 투자자는 현금 확보를 위해 보유 매물 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올해의 경우 마무리된 주요 거래 사례는 경기 판교 알파돔타워와 서울 서초동 마제스타시티타워1, 신천동 삼성SDS타워, 청진동 타워8에 그쳤다. 매수자와 매도자가 생각하는 적정 가격 차이가 매우 컸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이 같은 현상이 이어질지 관심이다. 최근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는 서울 무교동 더익스체인지서울, 여의도동 하이투자증권빌딩 등 대형 거래가 진행 중이다.
◇사옥 매입 수요 지속
주요 업무권역을 중심으로 기업들의 사옥 매입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대규모 업무공간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해당 지역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본 기업들이 임차에서, 사옥 매입으로 돌아서는 사례가 많았다. 크래프톤과 무신사, F&F 등이 사옥을 매입한 기업이다.
내년에도 핵심 업무 지역 공급이 제한됐고, 공실률이 떨어질 만한 요인이 많지 않다. 오피스 임대시장이 견고하고, 핵심 권역에 업무공간이 부족해 투자나 실사용 목적으로 알짜 매물을 노리는 수요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 핵심 업무권으로 부상하는 마곡
내년 마곡에는 연면적 46만㎡에 달하는 ‘르웨스트 마곡’을 포함해 26만평(약 85만8000㎡)의 오피스가 공급된다.
이 기간에는 도심권역(CBD)의 ‘KT광화문’을 제외하면, 핵심 업무권역 공급이 거의 없다. 지난해 높은 임대료와 낡은 시설 때문에 강남을 떠나 여의도로 이전한 기업이 많았듯이, 마곡이 ‘제2의 여의도’가 될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마곡에는 LG그룹과 코오롱, 에쓰오일 등이 입주했다.
◇ '물류센터 부진, 호텔은 회복세', 엇갈리는 비(非) 오피스 시장
물류센터와 리테일, 호텔 등 비 오피스 시장은 분위기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물류센터 전망은 밝지 않다. 올해 이미 역대급 공급(196만평∙약 647만㎡)이 쏟아진 물류센터는 2024년에도 70만평(약 231만㎡) 공급이 예정돼 수급 불균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기 둔화 여파로 리테일 역시 성수∙한남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어둡다.
반면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오며 팬데믹에 급격하게 무너진 명동, 강남 등 외국인 상권은 다소 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같은 이유로, 호텔 시장의 회복세가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