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B운용 개발 영등포 오피스, SK에코플랜트 사옥으로 쓰인다
LB자산운용이 SK디앤디로부터 부지를 매입해 개발하는 서울 영등포 오피스사업의 임차인이 정해졌다. 이 사업 시공사인 SK에코플랜트가 건물을 완공한 뒤 사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영등포 양평동4가 소재 오피스개발 사업주인 LB운용과 책임준공 시공사인 SK에코플랜트는 최근 선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오는 2027~2028년 중 오피스가 준공되면 SK에코플랜트는 사옥을 이 곳으로 이전하게 된다. 최소 임차 기간은 5년이다. SK에코플랜트가 시공사이자 선임차인인 것이다.
SK에코플랜트가 현 사옥으로 쓰는 서울 종로구 율곡로 소재 수송사옥은 오는 2027년 임대차 기간이 만료돼 이전에 큰 무리가 없다는 평가다. 본사와 현장 직원을 합친 SK에코플랜트의 전체 임직원은 약 3000명 규모다.
SK에코플랜트가 건물 준공 뒤 사옥을 이전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도심(CBD) 임대료가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올해 기준으로 도심의 평당 월 임대료는 35만~40만원인데 비해 여의도권(YBD) 주변(서브)인 양평동은 20만원대 초반"이라며 "임대료 절감 차원에서 4대문 밖으로 사옥 이전하는 것을 건물 착공 시기에 미리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근 도심 내에서 신축에 들어가는 오피스의 평당 평균 사업비 원가가 4000만원 내외인 데 비해 LB운용의 영등포 개발사업 원가는 평당 3100만원대여서 도심에 비해 임대료를 낮출 수 있다.
이는 같은 건설업계인 DL이앤씨가 종로구 돈의문 디타워를 떠나 마곡에서 둥지를 트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 DL이앤씨는 현재 본사로 사용 중인 디타워 돈의문의 내년 말 임대차 만기를 앞두고 내년 하반기께 마곡 '원그로브'로 이전하기로 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건설사들의 수익이 많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도심 내 건물들이 임대료를 많이 올려 달라고 하니 저렴한 곳으로 이동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SK디앤디가 부지 매각 뒤 펀드에 600억 재투자
LB운용은 LB일반사모부동산펀드57호를 설립해 SK디앤디로부터 부지를 매수해 오피스 신축사업 시행에 들어간다. 이를 위해 SK디앤디와 지난 19일 양평동 4가 1-1번지 일대 부동산 매각 및 지위양수도 계약을 맺었다. 거래금액은 2200억원이다.
LB일반사모부동산펀드57호는 1250억원 규모로 설정된다. 650억원 규모 1종 수익권(우선주)과 600억원 규모의 2종 수익권(보통주)으로 나뉜다. 1종 수익권은 교보증권과 키움증권이 총액 인수해 납입한 뒤 셀다운한다. 2종 수익권은 부지 매도자인 SK디앤디가 재투자한다. LB운용은 펀드 투자금(1250억원)과 함께 26일 3400억원 규모의 본PF 조달을 마무리한다. 총 사업비는 4650억원에 이른다. 자금 조달을 완료한 뒤 착공에 들어간다.
당초 SK디앤디는 양평동 4가 이 부지에 지식산업센터인 '영등포 생각공장'을 지으려고 했다. 그런데 고분양가에 대한 시장 반응이 좋지 않다고 판단해 지식산업센터 개발을 포기하고 오피스빌딩 신축사업으로 전환했다. SK디앤디는 이어 PF차입금과 리스크를 줄일 목적으로 부동산을 LB운용 펀드에 매각하고 펀드에 재투자하는 전략에 나선 것이다.
해당 부지는 지하철 2호선, 9호선 당산역 인근에 위치하며 교통요충지로 업무 및 주거지역으로 주목받는 입지에 있다. 여의도와 가까워 서브 여의도권역(Sub-YBD)으로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