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급등에 도급계약 `코스트앤피' 방식 뜬다
최근 부동산개발 관련 공사도급계약으로 코스트앤피(Cost&Fee) 방식이 부상하고 있다. 공사 원가에다 시공사 마진을 일정 부분 얹어주는 이 방식이 공사비 급등 문제를 풀어주는 해결사로 떠오른 것이다.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서울 초대형 프로젝트인 용산 유엔사 부지도 이 방식으로 계약하고 착공에 들어갔다.
코스트앤피는 말 그대로 실비(코스트)를 정산한 후 시공사 보수(피)를 가산하는 방식이다. 공사에 들어가는 실제 비용(원가 Cost)을 시행사와 시공사가 함께 확인해 지급하고 여기에다 사전 약정한 수수료(Fee)를 코스트당 일정 비율로 시공사에 지급하는 방식이다.
원래 사회간접자본(SOC) 발주사업 등에서 쓰이던 방식이 공사비 급등 바람을 타고 부동산 개발사업으로 확대된 것이라고 업계는 설명한다. 시공사가 각 투입된 세부 비용을 발주처인 시행사에 투명하게 공개해야 코스트앤피방식이 잘 작동한다. 하도급업체에 주는 비용이나 건설자재 발주도 시행사와 시공사가 상호 확인해 지급하기 때문이다
건설자재 상승기에 시공사들이 코스트앤피 방식을 선호할 수 있다. 시행사와 체크해 실비 정산하는 탓에 원자재값 상승 부담을 지지 않기 때문이다. 시행사가 이 계약방식을 받아들이기에는 사업변동성이 커져 불안할 수 있다. 공사 도중 원자재값이 급등하면 고스란히 사업비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대형 사업장에서 시행사와 시공사간 상호 신뢰하는 환경에서 이 방식을 적용할 수 있다.
일레븐건설이 시행하는 서울 용산 유엔사부지 개발사업이 이 방식을 적용해 현대건설이 올 초 첫삽을 떴다. 착공에 들어간 용산 유엔사부지는 브릿지론을 오는 6월 20일로 3개월 연장할 방침이다. 분양가와 분양일정을 최조 확정짓지 못해 브릿지론만 1000억원 증액해 만기를 늘린 것이다.
앞서 대우건설도 울산 동구 주상복합개발사업을 코스트앤피 계약 방식으로 시공하려 했으나 결국 시공권을 포기했다. 브릿지론 단계에서 본PF 전환이 되지 않아 후순위 대출보증(브릿지론) 440억원을 자체 자금으로 상환했다.
현장을 직영공사처럼 투명하게 관리해야 성공
프로젝트관리(PM)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공사 현장을 방만하지 않게 투명하게 관리해야 코스트앤피가 널리 정착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마치 직영공사처럼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경희 본태C&D대표는 "도급 계약 후 인력투입계획과 자재소요 계획, 장비 계획 등을 일정기한 이내 반드시 공문으로 제출하게 해 현장을 방만하게 운영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대표는 또한 "일정 기간마다 시행사가 지정하는 회계사무소에 투입비용을 확인하는데 동의하도록 합의해야 한다"면서 "이는 추후 시행사가 시공사에 과한 경영간섭을 한다는 잡음을 없애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시공사와 하도급업체도 코스트앤피방식으로 하도급계약을 맺어야 설계변경이나 에스켈레이션이 투명하게 집행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