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신규 PF대출약정 뚝 끊겼다..."11월 성사 건 손꼽을 정도"

두자릿수로 치솟은 금리에다 대주단 마저 자취를 감추면서 증권가의 신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약정이 올스톱되고 있다.  11월 들어 신규 대출약정을 체결한 부동산 프로젝트는 손에 꼽을 정도다.

24일 투자금융(IB)업계와 신용평가사의 PF 신규 평가 자료를 종합하면 이달 들어 신규 PF약정 건이 눈에 띄게 급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시행 경상이익이 12~13% 나와야 하는데  금리 급등 이후 사업장 경상 이익이 5% 이하가 상당수"라며 "이런 사업장은  진행 과정에서 자칫 적자를 볼 수 있어 PF 대주단을 모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증권사들의 북(Book, 자금운용한도) 마저 소진돼 대부분 사후관리나 셀다운에 주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주요 신규 약정 프로젝트를 보면 우선 윈앤윈종합개발의 경기 수원시 권선구 오목천동  주상복합 개발사업(사진 조감도)이 있다. 토지신탁방식(신탁사: 신한자산신탁)으로 시행되며, 시공은 SGC이테크건설이 담당한다.  윈앤윈종합개발은 이 사업과 관련,  대주단과 총 700억원(선순위 350억원, 중순위 200억원, 후순위 150억원)의 대출 약정을 체결했다.

선순위 350억원과 가운데 200억원은 현대차증권의 매입확약 조건으로 대출채권을 유동화했다.  나머지 150억원 선순위 대출은 SGC이테크건설의 채무보증으로 조달했다.  시행사와 SGC이테크건설은 PF대출 약정에 성공함에 따라 내년 2월 분양 및 공사 착공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르피에드둔산PFV가 대주단과 5200억원 한도(선순위 4600억원, 후순위 600억원 한도)의 대출약정을 체결한 건도 있다.  르피에드둔산PFV는 대전시 서구 둔산동 1380-2에 소재한 홈플러스 부지에 오피스텔 및 근린생활시설 등을 신축해 분양하는 사업의 시행사이다.

내년 1월 분양, 2023년 5월 착공, 2028년 1월 준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사업의 시공은 대우건설 및 정원건설산업이 담당한다.  선순위 조달을 위해 삼성증권이 대출채권 매입 및 사모사채 인수, 자금보충 조건으로 800억원을 유동화했다. BNK투자증권의 사모사채 인수확약 조건으로 100억원도 유동화했다.

호반건설이 경기 하남시 위례일반상업지구 9블록(BL)일원에서 오피스텔 및 근린생활시설 개발사업을 시행 및 시공하는 프로젝트도 있다.  호반건설은  이달 중 대주단과 총 18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대출약정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900억원의 대출채권은 미래에셋증권의 사모사채 인수 조건으로 지난 2일 유동화했다.

이처럼 11월 들어 신규 PF대출 약정 일감이 거의 끊기고 증권사마다 사후 관리에 치중하면서 수수료 수익이 덩달아 급감하자 연말 인력 구조조정 얘기가 나온다.

케이프투자증권은 법인영업과 리서치본부 해체를 결정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부서부터 폐쇄해 비용 감축에 나선 것이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임금피크제 직원과 근속 10년 이상 만 45세 이상 직원들 희망퇴직 실시했다. 하나증권과 하이투자증권도 올해 하반기에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채권구조화팀 6명에 대해 재계약하지 않았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IB 사업부 인력 감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관계자는 "연말로 갈수록 상황이 더욱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힘든 시기에 잘 존버하자는 게 요즘 인사"라고 말했다.